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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비만치료제' 개발 기대감 쑥쑥, 넘어야할 산은?

파이낸셜뉴스 2025.10.01 05:59 댓글 0

140조원 비만시장, 먹는 치료제 개발 활발
국내에선 일동제약 가장 앞서나가고 있어
장기안정성, 제형기술 완성도 등은 장애물
개발 허들 넘겨서 성공해야 진짜 성과될것


제미나이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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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비만은 단순 체중 관리의 차원을 넘어 당뇨·심혈관질환·지방간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주요 만성질환으로 꼽힌다.

전 세계 제약업계는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에는 주사제 중심의 치료 패러다임을 넘어, 복용 편의성을 갖춘 경구용(알약) 비만치료제가 차세대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는 상태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경구용(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ID110521156)은 임상 1상에서 체중 감량 효과(100mg 투여군 평균 6.9%)를 입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위장관계 부작용도 비교적 경미해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의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계열 약물 '오포글리프론'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 약물은 임상 3상 단계에서 긍정적인 체중 감량 및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했고, 빠르면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이 이뤄질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 역시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경구제의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대부분 주사제 형태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등이 대표적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주사를 자주 몸에 찔러야 하는 부담이 크고, 장기 복용에서 순응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알약 형태로 복용 가능한 경구제는 복약 편의성, 접근성, 비용 절감 측면에서 시장 수요가 높으며, 주사제 시장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했다.

경구용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도 분명히 있다.

초기 임상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해도 장기 안정성 문제가 있다. 고용량·장기 투여 시 간 독성, 위장 장애, 췌장 관련 부작용 등 잠재적 위험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허가를 위해선 최소 1~2년 이상 장기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또 체중 감량 효과가 단기간에만 나타나는지, 장기 유지가 가능한지 입증도 필요하다. 경구용 비만치료제들은 기존 GLP-1 주사제들이 보여준 효과 감소 문제도 넘어야 한다.

경구 제제 특성상 위산·효소에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흡수돼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제형 기술 완성도도 필요하다. 식사 여부나 개인의 위장 환경에 따라 약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같은 선진 인증 기관들은 체중 감소뿐 아니라 심혈관·대사질환 개선 효과까지 평가해 경쟁사 대비 우월성을 확보해야 상업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0년 140조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제형과 방식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약 170여개가 경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구용 비만치료제는 환자 편의성과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잠재력이 크지만, 장기 안전성과 효과 지속성 검증 없이는 시장 진입이 어렵다”며 “현재 나오고 있는 성과도 주목할 만 하지만 개발의 허들을 잘 넘어야만 진정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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