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만찬주 매출 2년 만에 38배 급증..해외 수출길도 열려  |
| 2005년 부산 APEC 만찬주로 지정된 보해양조 복분자주 |
[파이낸셜뉴스] 2005년 부산에 이어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상들에게 제공될 K푸드 메뉴와 전통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만찬 메뉴나 전통주로 선정될 경우 전세계적인 광고 효과는 물론 눈에 띄는 매출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31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APEC 정상회의에 나오는 만찬 메뉴와 식재료는 모두 '대외비'로 10월초에 공개될 예정이다.
APEC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APEC 협찬 기업에 대한 신청서 제출이 마감됐고 현재 심사 중으로 향후 발표될 예정"이라며 "10월초에 협찬사 및 정식 만찬에 오르게 될 메뉴 등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우리 한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공식후원사 신청을 했지만 최종 선정되지는 못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공식 후원사에는 선정되지 못했지만 정상 만찬에는 100% 우리 식재료를 사용해 한우 요리는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 제품으로는 원주치악산한우 육포가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만찬에 오르는 메뉴는 100% 국내산 재료로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지역과 우리나라의 정체성 등을 대표할 수 있는 메뉴로 구성된다. 만찬 메뉴 선정은 요리에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의견을 바탕으로 수개월 전부터 준비한다.
2005년 부산 APEC의 경우 정상회의 6개월 전부터 메뉴 선정에 들어갔다. 당시 정식 만찬 총감독을 했던 한영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정상들이 모이는 자리인만큼 궁중요리를 중심으로 반상 메뉴를 선보였는데 부시 대통령의 영부인이 '반상기 뚜껑을 열때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여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며 "당시 김치파동으로 인해 김치를 메뉴에서 빼자는 의견이 강했지만 총감독직을 걸고 김치를 넣자고 설득해 한국식 배추김치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2005년 9월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검출되고 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발견되면서 김치 안전성에 대한 국민 불안이 급증했었다. 하지만 APEC 정상만찬을 통해 안전하고 맛있는 우리 김치를 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정상만찬에 함께 제공되는 만찬주 역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05년 부산 APEC 공식 만찬주로 선정된 상황버섯 발효주 '천년약속'과 보해양조의 '복분자주'는 폭발적인 매출 성장이 발생했다. 천년약속은 2004년 매출이 4억7000만원에서 2006년 180억원으로 행사 후 38배 급증했다. 또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 국가들과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복분자주 역시 만찬주 선정 후 월평균 판매가 20만 병에서 30% 증가했고,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량이 3배 이상 증가했다. 매출도 2005년 65억원에서 2006년 350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7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안동소주'와 경주 교동법주가 후보로 거론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공식협찬사나 APEC 정상 만찬에 사용될 경우 후속적인 마케팅 효과가 막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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