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국내 24개 유니콘 중 10곳 투자
초기 발굴해 투자 ‘선택과 집중’
1조5000억 규모 벤처펀드 운용
동남아·印 유망기업 투자도 검토
국내 스타트업과 시너지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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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B인베스트먼트 제공 |
"한국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24일 "일본 파인디(Findy), 미국 주피터(Jupiter) 등 최근 해외 스타트업들에 잇달아 투자를 단행했다"며 "해외 스타트업들에 투자할 때 한국 시장 및 LB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한 스타트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 미국에 이어 인도, 동남아 등 유망 스타트업 투자 역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기호 대표는 우리나라 벤처캐피털(VC) 1세대 경영인이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KB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하며 사회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통신파트 매니저로 활동하며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뒤 다시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영입돼 투자본부장(상무)으로 활동했다.
박 대표는 2003년 LB인베스트먼트에 파트너로 합류한 뒤 그동안 300여개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하고 지원하며 투자를 주도했다. 그가 투자를 결정한 기업들 중 △하이브 △무신사 △에이블리 △펄어비스 △직방 △두산테스나 등이 눈에 띈다. 하이브는 LB인베스트먼트가 창업 초기부터 주요 주주로 참여 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총 24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중 10개 기업에 초기부터 투자해 큰 성과를 거뒀다"며 "게임업계 유니콘인 펄어비스에 50억원을 투자해 780억원을 회수하는 등 성공한 사례가 다수"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투자 성과를 기반으로 2016년부터 현재까지 LB인베스트먼트 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각 분야에서 유망한 스타트업을 초기에 발굴한 뒤 한번이 아닌 연속적으로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방법을 구사한다. 일례로 에이블리는 △40억원 △60억원 △100억원 등 3차례 걸쳐 총 200억원 투자한 사례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알리바바가 투자하는 과정에서 3조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박 대표가 이끄는 LB인베스트먼트는 현재 국내 선두 VC로 자리매김했다. 1996년 설립된 이후 누적 560여개 기업에 투자를 단행했다. 이들 기업 중 120여개 포트폴리오가 성공적으로 상장 혹은 인수·합병(M&A) 됐다. 현재 약 1조5000억원 벤처펀드를 운용 중이다.
박 대표는 "오랜 기간 노력한 결과, 현재 출자자들과 자본시장, 스타트업이 가장 신뢰하는 VC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며 "올해는 △프로티나 △S2W △노타 △세미파이브 △리브스메드 등 9개 투자 기업이 이미 상장했거나 상장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일본 시장에 관심이 높다. 실제로 그는 최근 LB인베스트먼트 전직원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2박3일 동안 비전트립(Vision trip)을 진행하며 일본 VC와 스타트업들을 방문했다.
박 대표는 "일본은 디지털전환(DX)은 늦었지만 인공지능전환(AX)은 빠른 국가"라며 "포스트차이나 마켓으로 일본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으며, 이를 위해 현지 유수 VC들과 긴밀하게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2020년부터 한국소재부품장비투자기관협의회(KITIA)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협의회는 정부 연구·개발(R&D) 재원과 VC 등 민간 투자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에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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