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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33년만에 2000만t 붕괴"...시멘트업계, 깊어지는 고심

파이낸셜뉴스 2025.08.03 12:45 댓글 0

상반기 시멘트 내수 1888만t "수요절벽 직격탄"
1992년 1976만t 이후 33년 만에 2000만t 아래로
반면 설비투자 5년간 2조5300억 지속
환경규제 대응에 재원 압박 심화
한일시멘트 자회사 합병 등 대응 모색 중
"실적 악화에 투자 부담 여전, 정부 대응 시급"


삼척항 내 삼표시멘트 시멘트 하역설비 및 시멘트 전용선 해진호. 해당 사진은 관련 기관의 허가를 받아 촬영함. 뉴스1 제공
삼척항 내 삼표시멘트 시멘트 하역설비 및 시멘트 전용선 해진호. 해당 사진은 관련 기관의 허가를 받아 촬영함.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시멘트 내수가 33년 만에 반기 기준 2000만t 선이 무너졌다.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 속에 업계가 이미 위기경영 체제로 돌입했지만 매출 급감과 설비투자 부담이 겹치며 생존 압박이 커진다. 한일시멘트가 자회사 합병을 추진하는 등 구조재편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3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멘트 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한 1888만t이었다. 이는 반기 기준 1992년(1976만t) 이후 33년 만에 2000만t이 무너진 수치다. 외환위기(2148만t), 금융위기(2404만t) 때도 유지했던 마지노선이 깨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 이상 수요절벽으로 올해 내수는 4000만t에 못 미칠 것"이라며 "이달 중순 발표될 주요 시멘트 7개사 2·4분기 실적 역시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반등 기대도 제한적이다. 지난 2·4분기 내수 감소율은 13.8%로 직전 기간(21.8%)보다 완화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5월 건설착공면적은 전월 대비 26.9% 줄어든 620만㎡에 그치는 등 선행지표는 여전히 부진하다.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022년 이후 28조원을 넘지 못하며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대에서 3%대로 떨어졌다.

시멘트 산업은 설비 비중이 높아 수요가 줄어도 고정비 부담이 유지되는 구조적 한계가 크다. 여기에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탄소배출권 비용 증가, 폐기물 처리비 등 외부 비용까지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됐다.

이 같은 불황에도 업계 설비투자 부담은 계속된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시멘트 업계가 집행한 설비투자는 2조5306억원에 달한다. 올해 투자 계획은 51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줄었지만, 질소산화물(NOx) 저감 등 환경·안전 분야는 오히려 20.2% 늘어난 1875억원이 배정됐다.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일시멘트는 자회사 한일현대시멘트를 오는 11월 1일부로 흡수합병하기로 의결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중복 투자 해소와 설비 공유를 통한 인프라 활용 극대화로 경기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시멘트 업체들은 신중 모드다. 쌍용C&E는 현재까지 지배구조 개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내수 부진을 수출 물량을 늘려 일부 상쇄하는 상황이다. 성신양회와 한라시멘트 역시 거래처와 비용 관리에 집중할 뿐 구조개편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시멘트 업체들 실적이 악화하는 상황이지만 환경 설비 등 투자 부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실적"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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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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