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한파 등 기후 변화 대응
고성능 콘크리트 제품 개발
해외 판로 확대에도 공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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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현대시멘트 강원 영월 공장 전경 한일현대시멘트 제공 |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 수요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주요 시멘트사들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수출을 확대하거나, 기후 변화에 대응한 특수 콘크리트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등 시장 재편과 제품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레미콘 계열사 성신레미컨과 함께 우천 환경에서도 시공이 가능한 고성능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시간당 15㎜ 강우량 조건을 정밀하게 구현한 실험을 통해, 고점성 특수 혼화제를 적용한 콘크리트가 강도 저하와 재료 분리 없이 품질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는 기후 변화에 따른 시공 여건 악화에 대비해 도심지 공사나 대형 프로젝트에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
아세아시멘트는 최근 혹서기·혹한기·우천 시공 등 까다로운 환경에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특수 콘크리트를 개발하고 있다. 건설 현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한라시멘트는 내수 급감에 대응해 수출 확대를 전략으로 삼았다. 기존 중남미 시장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아프리카(카메룬·기니) 등으로 판로를 다변화했으며 올해 들어 현재까지 수출량은 43만3000t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 물량은 13만4000t이었다. 물류비 부담에도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한라시멘트는 연안에 공장을 두고 있어 수출에 유리하다. 내륙 공장을 둔 모회사 아세아시멘트와 제품 교환을 통해 수출 물량 연계도 검토하고 있다.
삼표그룹 계열사 삼표산업은 일찌감치 현장 중심 특수 콘크리트 기술을 선보여 왔다. 구체적으로 △해양·항만·해저터널 등 고염분 환경에 적합한 '해양구조물용 콘크리트' △노면 결빙 방지를 위한 '융설 콘크리트' △빗물 침투를 줄이는 '투수성 콘크리트' 등이다.
이 같은 기술 개발과 수출 확대는 업계 전반의 위기감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국내 시멘트 내수는 812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 급감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 결과 같은 기간 쌍용C&E와 성신양회는 각각 265억원, 61억원의 영업손실을,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삼표시멘트는 70~90%대 영업이익 감소폭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 없이는 시멘트 산업 전반의 구조 재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기술 고도화와 수출 확대가 사실상 유일한 대응책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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