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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표 트럼프 협상안, 5월 초 윤곽…"이길 수 있는 전략 고민"

파이낸셜뉴스 2025.04.29 16:59 댓글 0

李, 5월 초 산업현황 보고받으며
7월 트럼프 관세협상 방안 논의
골자는 태양광 포함 에너지협력
조선업·반도체 협력 부문은 신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AI메모리반도체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4.2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AI메모리반도체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4.2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르면 5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대응할 협상안 초안을 보고 받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자력발전, 태양광 등 에너지 협력 제안이 골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내달 12일 이전에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국내 산업별 현황을 보고 받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정부에 제시할 관세 협상안도 논의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갑'이 될 수 있는 산업과 '을'이 될 수밖에 없는 산업 현황을 가급적 세부적으로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며 "전체적인 대차대조표가 섬세할수록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끝날 때까지 보다 치밀한 대미 협상 전략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상안에는 미 측에서 요구한 LNG와 원전 외에도 태양광까지 포함한 에너지 분야 협력이 주로 담길 것으로 예측된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화석연료 발전 진흥에 주력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재생에너지 수요를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도 이날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을 만나 관련 협력 논의를 하기도 했다.

미중 관세전쟁이 우리 태양광 기업으로에 기회요인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중국이 저가 공세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독점해왔는데,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 생산기지인 동남아 4개국(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에 최대 3521%의 반덤핑 관세를 예고해서다. 미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한화큐셀 등 우리 기업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민주당 대미 통상 전략 수립에 관여하는 한 관계자는 "바람도 안 부는 미국 서부에서는 태양광 에너지 수요가 매우 크다"며 "미국이 중국과 디커플링하는 상황이 우리를 협상 테이블에서 '갑'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전도 AI(인공지능)용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필요한 전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미국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거기다 중국과 러시아가 원전 수출을 늘리고 있는 터라 미국으로선 동맹국이자 세계 5위 수준의 원전 기술력을 가진 한국과의 원전 협력이 필수적이다.

반면 현 정부 협상단이 앞세우고 있는 조선업 협력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미 해군의 군함과 전략상선에 대한 예상 수주 규모를 중국 측 전력과 비교하며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우리 측 전략물자로 알려진 반도체 역시 파운드리 분야가 취약한 만큼 미국 측 지원을 받아야 해 협상 테이블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처럼 7월로 예고된 트럼프 정부와의 관세 협상을 대비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각국과의 협상이 밀리면서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예정된 7월 8일보다 더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이 경우 집권 후에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이재명표 협상 패키지’를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관세 폭탄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쳐서 이것이 정돈될 때까지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계속될 수 있다"며 "(또) 어느 나라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먼저 안을 들고 가지 않는 게 최고의 전략이라는 암묵적인 룰이 깔려있다"고 짚었다. 이어 "선거기간부터 시작해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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