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美·中에 쏠려
평상시엔 투자자 관심 적어
유럽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등 투자 유인이 생기고 있으나 국내 투자자들이 대응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 자산운용사들은 자금이 크게 유입되지 않는 만큼 투자 상품을 내놓을 동력이 약하다는 입장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유럽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모두 7개에 불과하다.
'유로스톡스 50'(3개)과 '유로스톡스 셀렉트 배당 30'(1개) 등 대표지수 추종 상품이 4개, 특정 국가에 투자하는 'KOSEF 독일DAX', 지난해 5월 나온 유일한 채권형 'HANARO 유로존국채25년플러스(합성H)'이 있다.
대표지수 추종은 아니지만 특정 산업에 투자하는 'KODEX 유럽명품TOP10 STOXX'도 있다.
최근 유럽 주식시장은 상승세다. 올해 초 4512.81이던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지난 21일(현지시간) 5046.14를 가리키며 11.8% 올랐다. 이달 10일엔 영국, 프랑스, 독일의 대표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여기에 ECB가 다음달 피봇(통화정책 전환)을 예고한 것도 주식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영란은행(BOE)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할 창구는 제한적이다. ETF가 7개뿐인데다 금리에 연동되는 채권형은 1개 밖에 없다. 유럽 탄소배출권 ETF 3종이 있지만 모두 관련 기업이 아닌, 선물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주식시장과는 관련이 없다.
개인 투자자가 일반 공모펀드 가입을 위해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운용사들은 자금 수혈이 꾸준하지 않은 만큼 상품 구성을 망설이고 있다. 소규모 펀드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투자 지역을 유럽 및 신흥유럽으로 설정한 국내 펀드는 총 47개지만 몸집은 왜소하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의 순자산은 모두 합쳐 3735억원(21일 기준)에 머물고 있다.
해외 투자가 미국, 중국 등에 집중돼 있어 리서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도 있다. 운용사도,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개별 국가는 물론 유럽 전체를 다루는 보고서를 자주 내지 않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유럽의 다수 국가가 분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주식시장도 기본적으로 저성장 구조다. 무엇보다 미국 시장이 주요 타깃이라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며 "지금처럼 유럽 주식시장이 좋을 때면 상품을 내고 싶지만 평상시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관도 관심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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