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이코노미스트 4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
가장 빠른 금리 인하 시기는 내년 2~3분기, 내려도 0.5%p 인하 유력
물가상승 압력 여전히 높아  |
| 지난달 24일 미국 뉴욕의 한 아울렛에서 손님이 옷을 고르고 있다.로이터뉴스1 |
[파이낸셜뉴스]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가운데 내년 7월까지는 현재 금리가 계속 이어진다는 전문가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월 이후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하락폭은 0.5%p 이하로 추정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이하 현지시간) 미 시카고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4일 동안 세계 각국의 이코노미스트 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설문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를 묻는 질문에 내년 2·4분기와 3·4분기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각각 전체 33%였다. 1·4분기라고 답한 응답자는 5%에 불과했다. FT는 이를 두고 적어도 3·4분기가 시작되는 7월까지는 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이달 13일에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 계획이나 설문 응답자 가운데 이달 금리 인하를 예상한 비율은 0%였다. 연준은 내년에 7월 전까지 1월 31일, 3월 20일, 5월 1일, 6월 12일, 7월 31일까지 5차례 FOMC 회의를 개최한다.
연준은 물가 억제를 위해 지난 5월까지 15개월 동안 10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지난 6월 회의에서 일단 금리를 동결했지만 7월 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0.25%p 인상, 5.25~5.5% 구간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과 11월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자 더 이상 금리 인상이 어렵다며 연준이 내년 5월 이후 연말까지 0.25%p씩 4차례에 걸쳐 금리를 낮춘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미 캘리포니아 대학의 제임스 해밀턴 경제학 교수는 “경기 성장 동력이 많아 당장 금리를 낮출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연준도 그럴 계획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금융경제센터의 로버트 바베라 센터장도 연준이 금리를 낮추려면 물가상승률이 꾸준히 떨어지고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노동시장 공급 부족이 해소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물가상승 지표로 가격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선호한다. 근원 PCE 지수는 지난 10월 3.5% 증가해 연준 목표(2%)에 아직 못 미쳤다. 설문 응답자들이 예상한 2024년 말 기준 근원 PCE 지수 상승률은 2.7%에 달했다.
아울러 영국 요크 대학의 로라 코로네오 거시경제학 교수는 미국 고용 시장에 여유가 없어 노동자 임금이 계속 올라 물가가 더 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외에도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잠재적인 물가 상승 요인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FT에 따르면 지난 5개월 동안 미국의 신규 일자리는 평균 19만개였지만 지난 10월에는 15만개로 감소했다. 그러나 미 시장조사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오는 8일 공개되는 11월 신규 일자리는 18만개로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FT는 최근 신규 일자리 숫자가 2010년 이후 10년 동안 평균치에 가깝기는 하지만 여전히 신규 구직자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설문 응답자의 30%는 앞으로 3년 동안 미국의 실업률이 4.5%이상, 5% 미만이라고 예상했고 5%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56%였다. 지난 10월 기준 미국 실업률은 3.9%였다.
만약 연준이 내년에 금리 인하에 나선다고 해도 소폭 인하에 그칠 전망이다. 설문 응답자의 50%는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0.5%p 낮춘다고 내다봤다. 25%는 0.25%p 인하라고 답했으며 0.75%p 이상을 예상한 응답자 비율은 26%였다. 동시에 응답자의 60% 이상은 연준이 내년 3·4분기까지 자산 매각을 통한 시장 내 현금 회수를 늦추지 않는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