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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주식시장 흔들" 헝다그룹, 무엇이 문제일까? [추적자추기자]

매일경제 2021.09.25 20:01 댓글1

[추적자추기자] 중국 부동산 회사의 파산 위기 뉴스가 이번주 글로벌 주식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까지 출렁이자, 중국판 '리먼 사태'라 불리며 전 세계 금융가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습니다. 아니 헝다그룹이 무슨 회사길래 전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비트코인까지 출렁일까요? 추적자 추기자가 알아봤습니다.



헝다그룹, 한자 그대로 읽으면 항대집단, 즉 언제나 거대한 그룹이란 뜻인데요. 중국 최대 규모 부동산 건설사입니다.







2021년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 중 122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헝다그룹이 거대한 사고를 치고 맙니다.

파산 우려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며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 주식 시장의 급락을 이끌어낸 것인데요.

헝다그룹 디폴트 우려로 20일 뉴욕 나스닥은 2.19%, 다우존스는 1.78%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은 한때 3.42%나 떨어졌습니다. 심지어 비트코인도 10%가량 추락하며 암호화폐 시장에까지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물론 다시 반등에 성공하며 큰 고비를 넘기는 분위기지만, 당일에만 해도 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난리가 났었습니다.

헝다그룹은 허난성 빈농 출신 쉬자인이 설립한 종합부동산 개발 회사입니다.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금속공학을 전공한 그는 건설 관련 일을 하다 1997년 헝다그룹을 창업하게 됩니다. 2000년대 중국에 불어닥친 부동산 붐을 타고 엄청나게 사업을 확장한 헝다그룹은 중국 280여 개 도시에 1300개가 넘는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직원만 20만명이 넘습니다. 헝다자동차, 축구구단 광저우 FC, 헝다생명, 헝다식품 등 하고 있는 사업만도 수십 개에 달할 정도로 문어발식 확장을 펼쳤던 헝다그룹. 까보니 역시 빛 좋은 개살구였습니다. 부동산이 주력 사업인 헝다그룹은 선분양을 통해 받은 계약금을 또다시 투자금으로 이용해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약간 우리나라 1980년대 건설사들을 보는 듯한데, 특히 자산의 75%를 부동산에 투자하며 자산 증식에 대한 기대를 품었던 중국인들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죠. 서민의 전 재산이 들어간 계약금을 볼모 삼은 쉬자인은 2010년대 중반 한때는 마윈을 제치고 중국 부자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 시진핑의 칼끝, 헝다그룹을 겨누다

이랬던 헝다그룹 사업 확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다름 아닌 시진핑 주석입니다. 시 주석은 최근 연일 공동부유론을 주창하며 정부 주도의 성장정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나친 정부 개입이 만민의 빈곤으로 이어질 것이란 학자들과 지식인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의 의지는 아무도 못 말리죠.

마윈의 알리바바가 작살이 난 것처럼 이제 헝다그룹으로 칼끝이 향합니다.




마윈 /사진=매경DB



중국 주택건설부는 작년 8월 부동산 기업 융자 관리 3대 레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자산부채율 70% 이상, 순부채율 100% 이상, 현금 대비 단기차입금비율 1 미만일 경우 구조조정과 공급 개혁을 실시하는 재무 건전성 강화 규제였죠. 시행일은 2021년 1월 1일부터고요. 또 인민은행은 올해 1월부터 부동산 대출 총량 규제를 발표하며 규모와 그룹별로 대출을 제한했습니다.

국가자연자원부는 올해부터 '양대 집중'이라는 정책을 통해 토지를 제한적으로 경매하고 분양하도록 규제합니다.

이러한 강력 규제책은 즉시 효과를 발휘했는데요. 규제로 인한 부채비율을 낮취기 위해 헝다그룹은 고위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각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고요. 지난 8월 중국헝다, 헝다주택관리, 헝다자동차 주식은 4~8%가량 폭락하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결국 지난 8월 18일 쉬자인 회장이 헝다부동산 회장직에서 물러나며 대대적 구조조정을 예고했습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지난 7월 헝다그룹의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하향한 데 이어 지난 8월 5일 B-에서 CCC로 두 단계나 하향했습니다. 이어 최근인 9월 11일 CCC에서 CC로 다시 한 단계 낮추며 헝다그룹은 두 달여 만에 신용등급이 무려 6등급이나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CC 등급은 신용상태 최악 등급으로, 그 아래에는 C와 D. 두 단계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S&P 신용등급표



헝다그룹의 빚은 얼마나 많을까요. 2021년 상반기 재무제표에 따르면 헝다그룹의 총부채는 1조9665억위안, 한국 돈으로 359조4762억원에 달합니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큰 규모입니다.

이렇다 보니 홍콩 시장에 상장된 헝다그룹 주가는 연초 대비 80% 이상 폭락한 상태이며, 2023년 만기가 예정된 헝다그룹 회사채는 30% 넘게 폭락하며 거래 자체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쉽게 말해 헝다의 채권이 종이 쪼가리가 되기 직전이란 뜻인데요. 또 앞서 말씀드린 대로 150만채에 달하는 선분양 주택 계약금이 묶여있는 상황이다 보니, 계약자들이 헝다그룹 본사 앞에 찾아가 돈을 내놓으라고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헝다그룹은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파산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으나 "회사가 전례 없는 어려움에 봉착했다"면서 자금난을 시인한 상태입니다.

자 여기서 궁금증 하나, 중국 부동산 회사가 부도 위기인데, 왜 전 세계가 난리일까요?

사실 규모를 보면 아시겠지만 이번 헝다그룹의 스케일을 비춰봤을 때 헝다그룹이 파산하면, 미칠 영향이 어마어마한 것은 사실입니다. 여러 금융권과 투자사들이 대출과 채권 피해를 입게 될 것이고요. 중소형 부동산 회사 등 건설사의 도미노 파산이 우려됩니다. 150만명에 달하는 선분양 계약 피해자가 발생하며, 20만명에 달하는 임직원, 그리고 계열사와 관련된 산업 분야에 많은 파장을 미칠 것입니다. 특히 과거와 달리 G2라 불리며 한껏 높아진 중국의 위상과 경제적 영향력을 감안하면 그 피해와 파급력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이렇다 보니 위기가 현실화되기도 전에 전 세계 주식 시장이 미리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관건은 중국 정부의 개입 여부인데요. 워낙 파급력이 클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정부가 헝다그룹의 파산을 그냥 보고 지나칠 수 없을 것이란 입장과 워낙 규모가 커 무질서 정리 차원에서 중국 정부의 결단이 예상된다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사태로 헝다그룹이 무너진다면, 부동산 붐이 한창인 전 세계 시장에도 악영향이 예측됩니다. 재융자 프로그램이나 대출 등이 분명히 줄어들 것이므로, 눈에 보이지 않았던 제2의 헝다그룹 사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이렇다 보니 이번 헝다 사태를 지켜보는 세계의 눈빛이 매우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죠.

일단 곳곳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종합하면 중국 정부는 헝다그룹을 본보기 삼기 위해 직접 개입은 삼간다는 분위기입니다. 일벌백계를 통해 타의 모범을 보이겠단 뜻이죠. 다만 만약 헝다그룹이 실제로 위기에 직면하더라도 중국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입니다.

이러나저러나 위기의 헝다그룹, 전 세계가 유동성 파티와 버블 불안감에 휩싸인 현재, 어떠한 나비효과를 일으킬지 제 마음이 벌써부터 불안합니다.

[추동훈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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