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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에 지친 `4050 연금개미`…증시서 `실버대박` 노린다

매일경제 2020.09.22 17:46 댓글0

◆ 퇴직연금도 투자시대 (上) ◆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이 221조원으로 200조원을 돌파했지만 물가상승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연금이란 오명을 벗지 못했다. 작년에 원리금 보장형이 89.6%일 정도로 예·적금 위주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작년 글로벌 증시 활황장의 수혜를 톡톡히 본 국민연금이 11.3% 수익률을 기록할 동안 퇴직연금 수익률은 2.25%였다.

그러나 올해 예금 금리가 0%대로 떨어지고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뒤 반등을 이어가자 퇴직연금을 적극적인 운용 대상으로 삼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 선봉에는 스스로가 퇴직연금 투자 상품을 골라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투자자들이 섰다. 추가 불입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증시 상승에 베팅하는 돈이 증권사 IRP에 대거 들어온 것이다. 오무영 금융투자협회 산업전략본부장은 "올 상반기 증시에선 20·30대가 저가에 주식을 과감하게 사는 직접투자가 늘었는데, 그보다 보수적인 40·50대는 장기적인 시야로 세제 혜택까지 받는 연금 투자를 늘렸다"고 말했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투자금 순유입이 많았던 퇴직연금 펀드는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다이나믹(1087억원), 미래에셋퇴직플랜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339억원), 삼성퇴직연금TLF7(258억원) 등 해외 소비재나 자산 배분 등으로, 예·적금보다는 확실히 기대 수익이 높은 실적 배당형이 많았다.







예·적금, 국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의 수익률이 낮아진 데 반해 급반등하는 주식 시장은 실적 배당형에 대한 수요를 더 키웠다.

올해 퇴직연금 펀드 상위 수익률을 보면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 펀드는 64%, 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는 56.6% 정도로 리스크를 부담하고도 투자할 만한 고수익 펀드가 많았다. 실적 배당형 비율이 81%가 되는 신영증권의 IRP는 올 2분기 8.33%, 실적 배당형 비율이 70%인 한국포스증권 IRP는 수익률이 6.03%일 정도로 실적 배당형을 높이 가져간 퇴직연금 계좌의 수익률이 좋았다.

민주영 키움투자자산운용 퇴직연금컨설팅 팀장은 "초저금리 시대에 퇴직연금을 원리금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노후를 방치하는 것"이라며 "직접투자가 어렵다면 타깃데이트펀드(TDF)처럼 운용사가 가입자의 은퇴 예상 시점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해주는 상품에 드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원리금 보장형 비율이 높은 DB형의 경우 은행과 증권 모두 자금 엑소더스가 나타났다. DB형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 비율이 94.6%다. 적극적 투자 성향의 고객이 많은 증권사에서도 DB형의 원리금 보장형 비율은 91.7%다.

올해 상반기 DB형 퇴직연금의 경우 은행에서는 6106억원, 증권사에선 5020억원의 자금 순유출이 있었다. 회사가 월급의 일부를 퇴직금으로 계속 적립하는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출이 있었다는 것은 DB형의 저조한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퇴직금을 중도 인출해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글로벌 분산투자가 일반화되면서 올 상반기 증권사 DC형과 IRP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강민호 금융투자협회 연금지원부장은 "은행은 투자중개업자가 아니라 은행 퇴직연금 계좌로는 ETF를 매매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고, 아무래도 상품 라인업도 금리 순서로 짜여 있다"면서 "반면 증권사 퇴직연금 계좌는 기대수익률이 높은 포트폴리오 제시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 상승장에선 투자자들이 관심을 더 갖는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미국·중국 펀드에 열심히 투자해온 투자자들이 올해 퇴직연금을 수령할 때가 됐는데, 증시 활황으로 갑자기 수령 금액이 예상치보다 두 배 늘어나 세무 상담을 받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해외 주식형 펀드들이 좋은 성과를 보여준 점도 퇴직연금의 실적 배당형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 상승장은 끝났지만 퇴직연금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된 이상 DC형이나 IRP에 대한 투자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퇴직연금은 절세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연말 자금 유입도 상당하다. IRP는 연금저축(세제적격개인연금)과 합산해 연간 700만원까지 최대 16.5%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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