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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쎄미켐, 삼성전자 후광 보나

매일경제 2019.10.09 15:01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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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이는 기업지배구조-232] 2년 전 삼성전자가 투자한 반도체 소재 기업 동진쎄미켐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면서 8일 주가가 10% 급등했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반도체 소재 국산화 바람이 불면서 이 코스닥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면서 삼성전자의 동진쎄미켐에 대한 장부상 손실이 이익으로 전환할지도 관심거리다.

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종목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97% 급등했다.

동진쎄미켐이 반도체 소재 국산화의 첨병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올 하반기부터 반도체 주요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에 나서고 있다. 주요 소재별 일본 의존도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94%, 포토레지스트 91%, 에칭가스 44% 수준이다. 동진쎄미켐은 이 중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를 만드는데 일본 의존도가 떨어질수록 이 업체의 실적이 상승할 전망이다.

이 업체는 이외에도 디스플레이용 전자재료, 산업용 기초소재인 발포제를 제조한다. 화성 발안과 시화, 인천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시황이 악화되면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1일 이후 연기금은 코스닥에서 이 종목을 가장 많이 순매수하고 있다. 이날 이후 이달 8일까지 한 달여간 순매수 규모는 193억원으로 코스닥에서 연기금 순매수 1위다.

이처럼 연기금이 대거 사들이는 것은 이 종목이 '일본 경제보복 수혜주'로 묶인 데다 삼성전자와 함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동진쎄미켐의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는 27.2%다. 삼성전자가 동진쎄미켐의 최대 고객사다.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전자재료 사업 중심으로 삼성전자 관련 매출이 점차 늘고 있다"며 "회사 방침상 실적 가이던스(추정치)는 제시할 수 없지만 올 상반기 기준으로 작년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동진쎄미켐의 사상 최대 실적은 2017년으로 당시 연결기준 7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전자가 동진쎄미켐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때도 이 시기다. 같은 해 상반기에 340억원의 이익을 올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데다 삼성전자가 협력사와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던 시기라는 점이 맞아떨어졌다.

또 동진쎄미켐은 이부섭 회장이 차남인 이준혁 부회장에게 승계 작업을 하던 때라 자금이 필요한 시기였다.

이에 따라 2017년 11월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지분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물량을 사들여 동진쎄미켐 지분 4.8%를 확보하게 된다. 삼성전자가 동진쎄미켐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지분 매입 소식에 동진쎄미켐 주가는 2017년 말 2만원대로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별다른 실적 호재가 나오지 않는 데다 2018년 실적도 전년 대비 하락하면서 주가는 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나버렸다.

올 상반기까지도 부진했던 주가는 하반기 이후 급등하기 시작한다. 7월 초 일본의 반도체 소재 중심의 경제보복 사태가 이어지며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전면 국산화 필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이달 경기도는 동진쎄미켐이 화성시 양감면 일원에 조성하는 '화성 동진일반산업단지계획'을 조건부 통과시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도가 예정에도 없던 산업단지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동진쎄미켐의 인허가 절차를 크게 앞당겼다"며 "토종 반도체 소재 기업에 대한 일종의 인센티브"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역시 뜻밖의 지분법 이익을 기록할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했을 당시 주당 취득 단가는 1만9550원이다. 작년 말 6000원대까지 떨어졌던 동진쎄미켐 주가는 이달 8일 현재 1만8200원으로 삼성전자 취득 단가의 턱밑까지 올라왔다. 주가가 더 오르면 삼성전자 재무제표상 관계회사 평가손실이 평가이익으로 바뀌는 것이다.

올 상반기에 48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또다시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주가 역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이 종목의 주가가 계속 오르자 이제야 동진쎄미켐에 대한 분석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올 들어 이 종목 보고서를 낸 곳은 바로투자증권 한 곳뿐이다. 시장 예상치(컨센서스)가 나오려면 증권사 3곳 이상의 분석이 필요하다.

이승철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투자에 나서면서 동진쎄미켐의 소재 쓰임새가 더 넓어져 내년 이후 실적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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