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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뉴스

'정기선의 큰 그림'..IPO 앞둔 '알짜'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질주

파이낸셜뉴스 2023.09.25 06:00 댓글0

선박 개·보수-스마트쉽 사업 급성장
"LNG-FSRU 프로젝트 2건 수주 임박"
척당 1000억원대..개·보수 건 중 최대
선박 개·보수 수주, 올해 최대치 경신
스마트쉽 솔루션도 전세계 670여척 공급
내년 상장 추진..기업가치 3兆 넘을 듯
정기선 대표 "더 많이 성장할 여력 충분"


HD현대그룹의 알짜 비상장 계열사인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내년 상장이 목표다. 사진은 정기선 HD현대 사장.  HD현대 제공
HD현대그룹의 알짜 비상장 계열사인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내년 상장이 목표다. 사진은 정기선 HD현대 사장. HD현대 제공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FSRU(액화천연가스 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한국조선해양 제공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 FSRU(액화천연가스 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한국조선해양 제공


[파이낸셜뉴스]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총 2000억원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개·보수 사업(2건)을 오는 11월께 수주(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액은 선박 개·보수 프로젝트 중엔 최대 규모다. HD현대그룹의 알짜 비상장 계열사인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내년 상장이 목표다. 선박 개·보수 및 스마트쉽 솔루션 사업이 핵심이다. 올해 매출은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더 성장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척당 1000억대 선박 개·보수 수주 임박

27일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유럽·아시아 선사가 발주하는 LNG 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FSRU) 개조 프로젝트 첫 수주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는 노후 LNG선박을 FSRU로 바꾸는 프로젝트다. 척당 금액은 개·보수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많은 1억~1억3000만달러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 관계자는 "현재 10여건의 FSRU 개조 프로젝트를 협상 중"이라며 "이 가운데 2건의 수주 계약이 올 11~12월 중에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 입장에서 이번 선박 애프터서비스(AS) 사업 수주는 상징적이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 출범(2016년)이후 첫 FSRU 개조 프로젝트 수주인데다 성장성이 높은 고부가 선박 AS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점에서다. FSRU 개조는 척당 1000억원대로 신조(선박 신규 건조)보다 수주액은 작지만 수익성(이익률)은 배 이상 높다.

이와 관련 이기동 HD현대글로벌서비스 사장은 "FSRU 개조 프로젝트 수주는 회사의 10년을 좌우할 친환경 선박 AS사업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FSRU는 '바다위 LNG 터미널'로 불린다. 2~5년 걸리는 신조 및 육상 LNG터미널과 달리, 1년 정도에 절반의 비용으로 해상 LNG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게 강점이다. FSRU는 LNG를 수송, 육상에 공급하는 선박형 에너지 플랜트다. 선박내 LNG 탱크에 있는 LNG를 상부 재기화장치에서 천연가스로 전환, 이를 육상으로 전달한다.

시장은 급성장세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엄격한 탄소 규제 대응은 물론,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러시아에 절대 의존하는 천연가스 도입을 다각화하는 데 FSRU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노후 LNG선을 개조하면 기간을 최대 1년까지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FSRU 개조 사업과 함께,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 개·보수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친환경 연료 전환 △재액화 설비 설치 △이중연료추진 엔진 개조 △엔진·기자재 수리·보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LNG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은 설비 부품가격은 물론, 숙련공이 투입돼야 하는 수리·보수 비용 또한 높다. 선박 AS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0%대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개조, 인도한 선박은 올 상반기 기준 85척이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157척) 수준을 올해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전세계 선박 600여척에 스마트쉽 솔루션

선박 개·보수 사업과 함께 스마트쉽 솔루션이 HD현대글로벌서비스 양대 사업이다. 자체 개발한 디지털·자율운항 스마트쉽 통합 솔루션(ISS)을 전세계 운항 중인 선박에 제공하는 것이다. 2017년 사업 개시이후 올 8월까지 스마트쉽 계약을 체결한 선박은 670여척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HD현대가 보유하고 있는 선박 설계 및 생산 데이터를 토대로 현재 운항 중인 선박에 실시간 정보 및 분석·진단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며 "선주들은 선박 항해·유지 비용(연료 등)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개조, 인도한 선박은 올 상반기 기준 85척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157척) 수준을 올해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사진은 이기동 HD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오른쪽)와 노르웨이 선사 쿨코의 리처드 타이렐 CEO가 지난 6월 양사 간 LNG운반선 재액화 설비 개조 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HD현대 제공
HD현대글로벌서비스가 개조, 인도한 선박은 올 상반기 기준 85척으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157척) 수준을 올해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사진은 이기동 HD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오른쪽)와 노르웨이 선사 쿨코의 리처드 타이렐 CEO가 지난 6월 양사 간 LNG운반선 재액화 설비 개조 공사 계약을 체결하는 모습. HD현대 제공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시장을 선점한다는 게 큰 그림이다. 스마트쉽 솔루션에 항만 대기시간을 연동, 선박 운항 최적화 및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올 1월 미국 CES 2023에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이라 할 수 있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2020년 조선업계 최초로 스마트십 디지털 관제센터를 설립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내년 상장 목표..HD현대그룹 알짜 캐시카우로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HD현대그룹의 캐시카우로 주목된다. 최근 주관사를 선정을 끝내고 내년 목표로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이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옛 현대중공업의 조선·엔진·전기전자 사업부의 애프터서비스(AS) 사업을 분할, 2016년 설립한 회사다. 당시 현대중공업 기획·재무 총괄부문장이던 정 사장이 설립을 주도했다. 매출은 설립 다음해인 2017년 2403억원에서 지난해 1조3338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최대 주주는 지분 62%를 보유한 HD현대다. 미국 사모펀드 KKR이 2대 주주로 지분 38%를 갖고 있다. KKR은 2026년 IPO를 전제로 지난 2021년 6533억원을 투자했다.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상장·배당은 정 사장(HD현대 지분 5.26% 보유)이 HD현대그룹을 승계(정몽준 아산재단이사장 26.6%)하는 데 필요한 핵심 자금원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현재 기업가치는 최소 3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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