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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차입 100조 시대] [SK온] ③ 상반기 이자비용만 2000억…손실 확대 '주범'

인포스탁 2023.09.26 16:03 댓글0

제목 : [SK 차입 100조 시대] [SK온] ③ 상반기 이자비용만 2000억…손실 확대 '주범'
영업손실의 절반 육박…해법은 결국 IPO

[톱데일리] SK온의 이자비용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다. 올해 상반기에만 2000억원대의 이자비용이 발생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긴축정책 영향으로 금리가 치솟았지만 SK온은 투자를 멈출 수 없었고 부족자금을 차입으로 충당했다. 불어난 이자비용은 그 대가다. 연간 영업손실(4000억원대)에 못지 않는 규모다. 이자비용이 SK온의 수익성 측면에서 분명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K온은 지난해 연간 1909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썼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 간 이자비용을 뛰어넘는 2057억원을 지급했다.

이자비용 증가는 자본조달 대신 차입금 중심의 재무전략을 선택한 결과다. SK온은 대규모 필요 자금을 기업공개(IPO)로 마련하기에는 시기가 맞지 않았다. 물적분할 후 상장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가 좋지 않았고, 당국까지 나서서 제한을 걸었다. 여기에 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들었다. 덩달아 IPO 시장도 어려운 시기가 지속됐다.

대신 차입금을 빠르게 늘렸다. SK온의 총차입금은 2021년 4조5000억원, 2022년 10조8000억원, 2023년 상반기 13조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차입금을 늘리기에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한 긴축을 시작했다. 한국은행도 흐름에 맞춰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갔다. 기준금리는 0.25%포인트(p)씩 올리는 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한번씩 0.75%p씩 네 번 연속 인상했다. 부채 규모가 큰 기업들에게는 타격일 수밖에 없었다.

SK온의 적자 기조를 감안하면 현 수준의 이자비용은 과도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SK온은 상반기 영업손실 4771억원, 반기순손실 4901억원을 냈다. 이자비용이 영업손실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사업 외적으로도 거액이 유출되고 있다. 만약 이자비용이 하반기에도 비슷한 수준이라면 올해 이자비용만 4000억원을 써야 한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경쟁사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에 SK온(237억원)보다 높은 670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썼다. 하지만 1년 만에 SK온이 역전했다. SK온은 지난해 말 기준 1909억원, LG에너지솔루션은 1137억원이 이자비용으로 들었다. 올해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이자비용은 SK온의 65% 수준인 1338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부담으로 상대적으로 조달비용이 저렴한 단기성차입 활용도가 높아졌는데 이는 유동성관리 측면에선 부정적이다. 단기차입금의존도는 2021년 5.1%에서 1년 만인 2022년 26.8%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보다는 줄어든 19.2%를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2021년 4990억원, 2022년 4조9390억원, 올해 상반기 4조7606억원이었다.

이자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자체 신용도를 개선하거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쉽지 않다. 결국 궁극적인 해소 방법은 대규모 자본조달이다. 각종 악재로 미뤄지긴 했지만 IPO가 최선의 방법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IPO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최근 두산로보틱스를 비롯해 IPO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지금 시기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시장 의견과 달리 SK온은 당장 IPO 계획이 없다. 기대하는 만큼 몸값을 책정받기 어려운 탓으로 풀이된다. 재무적투자자(FI)와 체결한 약정내용상, FI가 불만족한다면 SK온도 IPO라는 수를 쓸 수 없다. 일정 수준 기업가치가 올라오지 않는다면 함부로 상장을 진행하지 못한다.

실제로 기업가치를 극대화 하기에는 쉽지 않은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배터리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크게 낮아졌다. 기업가치 책정에 활용해야 할 동종업계 주가가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대표적 배터리기업 CATL의 저조한 주가 흐름이 시장 상황을 대변한다. CATL은 2021년 말 300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최근 중국 부동산발 경기 불확실성,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약 1년 반만에 171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당 기간 동안 시가총액은 약 130조원 사라졌으며, 주가수익비율(PER)은 100배에서 20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흑자 전환이 늦어지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SK온은 영업이익, EBITDA, 순이익이 전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들이 상장 시 적극 활용하는 기업가치(EV)/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나, PER를 사용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여건이 못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 정기 주주총회에서 "SK온의 IPO 시점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2025년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참고로 SK온이 전환우선주(CPS) 투자자들과 약속한 '적격상장' 시점은 2026년까지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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