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글로벌증시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법화채택 4개월..."디폴트 우려"

파이낸셜뉴스 2022.01.21 17:32 댓글0

"엘살바도르, 채무불이행 가능성 높아져"
무디스도 우려..."위험한 상황"
IMF "비트코인 법화 중단해야"


[파이낸셜뉴스] 국제통화기금(IMF),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 기관들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BTC)를 법전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에 맹공을 퍼붓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엘살바도르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앞서 엘살바도르가 지난 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뒤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바 있는 무디스가 재차 엘살바도르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이다. 엘살바도르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하고 있는 IMF도 금융 안정성, 재무 건전성, 소비자 보호 등의 이유를 들며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엘살바도르 CDS, 4개월만 4배↑

지난 해 11월 엘살바도르의 엘존테에서 열린 비트코인 행사에서 사람들이 비트코인 로고 옆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2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긴축 예고와 함께 엘살바도르에 대한 신용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마크 오스왈드 ADM투자서비스 수석경제학자는 "엘살바도르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는 9월 초 이후 4배 이상 증가한 1800달러(약 220만원)를 기록했다"며 "이는 엘살바도르의 채무불이행(디폴트)가 언젠가 일어날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CDS는 특정 기간 차입금 상환에 대한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은 것에 대비한 상품이다. 중남미 국가 가운데 엘살바도르는 약 3500달러(약 420만원) 선인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로 높다. 엘살바도르의 5년물 CDS는 지난 해 7월 만해도 400달러(약 50만원) 선이었다. 해당 국가의 위험도가 커질수록 CDS도 높아진다.

엘살바도르는 지난 해 9월부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정부가 비트코인 400개를 추가 매수했다고 밝혔다. 현재 엘살바도르는 약 18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약 14%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가운데 엘살바도르는 1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채권 발행을 준비 중이다. 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은 현지 콘차구아(Conchagua) 화산 지역의 지열을 이용한 비트코인 채굴산업을 지원하는데 쓸 예정이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이 매파적으로 전환된 가운데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정책이 국가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디스 "채무불이행 위험 커져"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엘살바도르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사진=뉴스1

이런 가운데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엘살바도르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무디스는 최근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증가할수록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진다"며 "과거 유동성 압박에 시달린 바 있는 국가로서는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무디스는 지난 6월 초 엘살바도르 의회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이른바 '비트코인법'을 통과시킨 후 한 달 만에 국가신용등급을 'Caa1'으로 강등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도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현재 엘살바도르는 2023년 1월로 예정된 8억달러(약 9600억원) 규모의 채무상환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IMF 이사회는 24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관련 회의를 한 뒤 다음 날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채택을 취소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IMF 이사회는 보고서에서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용 지갑인 치보(Chivo)와 새로운 비트코인 생태계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감독을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금융 안정성, 재무 건전성,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비트코인 사용은 큰 위험을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사회는 특히 "엘살바도르 당국이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채택을 취소해 이른바 '비트코인법'의 적용범위를 좁혀야 한다"고 했으며 일부 이사들은 비트코인 채권 발행과 관련한 위험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비트코인 투자도 위험 요소"

비트코인은 지난 해 11월 기록한 최고가 대비 40% 이상 하락한 상태로, 비트코인 1391개를 보유한 엘살바도르에 불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해 11월 기록한 최고가 대비 40% 이상 하락한 상태다. 비트코인 시세 하락은 180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엘살바도르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제이미 로쉐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보유가 리스크 포트폴리오를 가중하고 있다"며 "적절한 양의 비트코인을 매도하면 잠재적으로 유동성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이 비트코인 매도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엘살바도르는 오히려 추가 매입에 나서고 있어 우려를 가중하고 있다.

미국의 긴축정책으로 미국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이 당분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지난 해 11월 이후 매파적으로 돌아섰다. 올해 3차례 기준금리 인상, 두 달 만에 자산매입 프로그램 종료,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등이 예고됐다.

달러 표시 채권을 보유한 엘살바도르 같은 신흥국들의 부채 부담은 연준이 긴축정책을 펼칠수록 더 비싸진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