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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증시

이달 1조 넘게 던졌다… 서학개미, 美주식 2개월째 순매도

파이낸셜뉴스 2023.05.31 18:17 댓글0

美기준금리 방향성 모호해지고 부동산 침체 등 경기 악화 영향
펀드 투자자도 신흥국으로 이동
북미펀드 올해 4618억원 유출


국내 투자자들이 꾸준히 선호하던 미국주식을 던지고 있다. 올해 1·4분기까지만 해도 한껏 사들였으나 이제는 매도 규모를 키우고 있다. 금리 방향성이 좀처럼 결정되지 않는 데다 증시 반등을 제한하는 요소들이 온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피로 매물'이 쏟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5월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5월 한 달 간 미국 주식 8억3890만달러(약 1조109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달 처음 순매도로 전환(3억3702만달러)한 이후 2.5배 가까이 순매도 규모를 키웠다.

올해 1~3월 각각 7억632만달러, 1287만달러, 1억7983만달러 순매수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펀드 투자자들의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120개 북미 펀드에선 4618억원(29일 기준)이 유출됐다. 같은 기간 중국과 인도 펀드에는 각각 3382억원, 2535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방향성이 불확실해지고 있는 탓으로 해석된다. 금리인상 중단에 이은 금리인하 전망이 선명해지는 듯하더니 최근엔 추가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매파' 성향의 인사들이 지속적으로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고,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4.4%를 기록하며 3월(4.2%)을 넘어섰다.

오는 2일과 13일에 발표되는 고용보고서,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변수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5월 31일(현지시간) "금리인상을 중단해야 할 강제적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며 "무엇을 할지 결정하려면 더 많은 증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은 타결됐지만 민주·공화 양당의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센 만큼 리스크가 온전히 해소되진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재무책임법안'이 의회 최종 문턱에서 부결될 수 있단 예측도 나온다.

금리인상이 멈춘다고 해도 미국시장은 자금을 신흥국에 내줘야 할 수 있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자본유출입순석부장은 "과거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 후 고점유지 기간 중 신흥국으로 증권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신흥국 금리인하 여력, 양호한 경제성장 전망, 수급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단행된 은행 대출규제 심화 등도 증시에 부담이다. 유동성이 풀리지 않으면서 그만큼 상승 여력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버블'이 빠지게 되면 낙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미 전기차는 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상장폐기 위기에 내몰리면서 힘을 잃은 모양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구조적 예금 감소 추세로 인해 추가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며 "악화한 경기 판단 등에 따른 대출시장도 경직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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