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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증시

'포르쉐'인데 R공포 따위… 공모가 최상단 82.5유로 확정

파이낸셜뉴스 2022.09.29 18:13 댓글0

증시 추락에도 IPO 흥행 자신감
공모가 기준 시총 750억유로 달해
10년 만에 유럽 최대 규모 상장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계열사인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의 공모가를 희망 범위의 최상단인 주당 82.50유로(약 11만4000원)로 설정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추락하는 상황에서도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감독위원회와 집행위원회는 이날 포르쉐의 공모가를 희망범위(주당 76.50~82.50유로)의 최상단에서 결정했다.

공모 주식 수는 포르쉐의 상징적인 스포츠카 모델인 '포르쉐 911'을 기념하는 9억1100만주다. 우선주 4억5550만주와 보통주 4억5550만주로 나뉜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확정 공모가 기준 750억유로로 10년 만에 유럽 최대 규모다. 상장하자마자 단숨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시총 5위로 올라서며 메르세데스-벤츠그룹(587억7000유로)을 앞서게 된다. 모기업 폭스바겐의 시총(830억유로)과 맞먹는 규모다.

이번 상장은 인플레이션 급등에 따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며 시장이 얼어붙은 시점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포르쉐의 강력한 실적 덕분에 상장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르쉐는 지난해 매출 331억유로, 매출수익률 16%를 기록했다. 매출수익률은 2009년 금융위기 때인 9.7%와 비교해 크게 올랐다. 연간 차량 인도 대수도 당시보다 약 3배인 30만여대로 늘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럭셔리카 수요는 줄어들지 않는 셈이다. 카타르투자청도 우선주 4.99% 투자 의사를 밝혔다. 필립 후쇼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상장을 할 수 있다면 이 사업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상장이 침체된 IPO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안토인 드 귈렌치미트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주식자본시장 공동 대표는 "단 한 번으로 IPO 수문을 다시 열 순 없다"며 "예측가능한 거시경제 상황과 주식시장 변동성 하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3·4분기 유럽 주식자본조달시장(ECM)의 거래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 급감한 80억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ECM 거래 수익은 1080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58.7% 줄어들었다.

유럽 ECM 거래 감소에 따른 투자은행 수수료는 전년 동기 대비 77% 하락한 11억4000만달러로 10년래 최저치다.

한편 포르쉐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는 폭스바겐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195억유로를 조달할 예정이다. 수익금의 절반은 특별배당 형태로 주주들에게 환원하고 나머지는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 자율주행차 등 신기술 개발 등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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