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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신흥국 인플레 압력 장기화 가능성 높다"

파이낸셜뉴스 2021.10.22 14:26 댓글0


[파이낸셜뉴스] 신흥국가들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한국은행이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공개한 '최근 신흥국 경기흐름의 특징과 리스크 요인 점검'에 따르면 다수 신흥국에서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조짐과 원자재가격의 큰 영향력, 코로나19 대응 여력 미흡에 따른 것이다.

우선 미 연준의 테이퍼링이 가까워짐에 따라 신흥국 통화가치가 떨어져 신흥국의 수입?소비자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신흥국의 경기회복 속도가 더딘 데 따른 것으로 최근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해 아시아 신흥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큰 폭 하향 조정했다. 아세안 5개국의 경우 7월 전망 대비 평균 0.4%p~1.8%p 하향했다.

또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환율이 국내물가에 더 크게 전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월드뱅크의 2014년 분석에 따르면 선진국은 10%의 실효 환율 절하가 약 0.26%p의 추가적인 국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반면, 신흥국은 환율 충격의 영향이 0.64%p로 나타났다. 이는 선진국에 비해 약 2.5배 큰 수치다.

신흥국은 원자재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저개발국 가구의 경우 전체 지출항목중 식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기준 40.4%인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경우 30%를 밑돈다.

특히 신흥국은 선진국에 비해 국내 식품가격이 글로벌 식료품 가격변동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대외 식료품가격 변동에 대한 국내 식품가격 탄력성이 고소득 국가는 0.14인데 반해 신흥국의 경우 0.24로 약 1.9배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어 최근 신흥국에서도 공급병목 현상이 일부 나타나고 있는데 이 역시 신흥국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IMF는 이달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길어질 경우 신흥국에서 고 인플레이션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신흥국 경제의 회복양상은 과거 금융위기 이후 당시와 달리 선진국보다 회복이 더디고 신흥국간 회복속도에 차이가 있으며 내수부진에도 높은 물가상승세 등의 특징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최근에는 금융위기 당시 충격이 비교적 덜했던 아시아 신흥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 생산차질, 부채누증이 미 연준의 테이퍼링과 맞물려 금융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테이퍼링 자체로 인한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불안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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