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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증시

서머스 전 재무 "인플레이션 경보음 울린다"

파이낸셜뉴스 2021.04.22 05:03 댓글0

[파이낸셜뉴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2014년 2월 24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전미기업경제학회(NABE)의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21일(이하 현지시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 경제가 회복 궤도에 진입했는데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무리하게 1조9000억달러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다. 경기부양안은 지난달 의회를 통과해 이미 대통령 서명까지 마쳤고 집행에 들어간 상태다.

더힐에 따르면 집권 민주당의 정책 자문이기도 한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외교관계위원회(CFR)가 주최한 한 포럼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서머스는 "지금 우리는 미 경제가 앞으로 2년간 생산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보다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이는 상당한 물가 상승(이 뒤따를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택 비용 상승, 중고차·상품 가격 상승, 노동 공급 부족, 기업들의 가격 인상, 구매관리자지수 상승 등을 지적하며 "모든 신호들이 지금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렸음을 가리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머스는 어떤 경제이론을 따르건 지금은 위험한 상황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잠재적 GDP간 격차, 즉 산출격차 이론, 총통화에 기초한 통화론, 재정적자의 결과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재정이론 등이 모두 인플레이션 경고음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머스는 2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1조9000억달러 경기부양 규모가 산출격차보다도 높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기부양 규모가 미 경제가 생산 가능한 수준과 실제 GDP간 격차보다도 더 크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부를 것이란 주장이었다.

그는 지나친 부양은 결국 심각한 가격 상승을 초래해 극빈층의 삶을 더 고단하게 만들고,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을 재촉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는 경기회복세를 꺾어 미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져들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전망은 국채 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해 금리인상 우려로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1.6%를 넘어서고 주식시장은 폭락하는 등 미 금융시장이 한차례 홍역을 겪은 바 있다.

공화당도 이같은 우려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가 오르더라도 이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이같은 전망을 기초로 단기적으로 물가가 뛰더라도 지금의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백악관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절충안을 택했다.

백악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소비가 일시적으로 급격히 늘고, 반면 팬데믹 여파로 공급망이 위축돼 공급이 차질을 빚어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서머스는 이같은 전망은 최선의 시나리오일 뿐이라면서 산출격차, 통화공급 우려, 노동공급 부족 등의 문제에 관해서는 백악관이 어떤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머스는 경기부양책 추진에 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바이든이 추진 중인 2조3000억달러 인프라 투자방안은 환영했다.

그는 인프라 투자에 투입되는 돈은 경제를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투자 비용 일부를 인프라 활용으로 거둬들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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