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글로벌증시

'1480원 고환율'에도 ‘사자’...서학개미, 美주식 순매수 지속

파이낸셜뉴스 2025.12.22 16:13 댓글0

월가의 한 트레이더가가 지난 11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월가의 한 트레이더가가 지난 11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업무를 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1480원를 넘어선 고환율 기조에도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매수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환전 부담과 변동성 확대 우려에도 미국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 1~22일 서학개미는 미국 주식을 23억1981만달러(약 3조4421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이 1470~1480원대로 올라섰지만 6개월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매수 흐름은 단기적인 쏠림이라기보다 올해 들어 이어져 온 방향성의 연장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월별로 보면 서학개미는 올해 5월과 6월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에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7월 이후 6개월 연속 순매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9월(32억달러), 10월(69억달러), 11월(59억달러) 등 최근 몇 달간 대규모 매수가 이어진 이후에도 12월 들어 추가 매수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 12월 순매수 규모는 보름여 만에 이미 지난해 12월 한 달간 순매수액(11억6293만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다.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자금이 기술주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는 알파벳 A주를 4억7312만달러(702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고,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에도 각각 2억5434만달러(3773억원), 2억2653만달러(336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오라클 역시 1억1486만달러(1704억원)가량 사들여 인공지능(AI) 인프라 관련 대형 기술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

이번 매수에는 단기 주가 흐름보다 기술주 전반에 대한 중장기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지난 11월 말 주가가 12.59% 하락하며 조정을 받은 반면, 알파벳은 13.87% 상승했다. 이후 이달 1~22일 구간에서 알파벳의 주가는 3.25%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3.78% 상승에 그쳤다. 상승과 조정을 각각 경험한 종목을 구분하지 않고 동시에 매수에 나선 셈으로, 최근 주가 등락보다는 기술주 전반에 대한 판단이 매수의 기준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AI 버블 우려가 일부 완화되며 기술주를 다시 담아도 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 서학개미 매수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AI 투자를 둘러싼 논쟁이 추세 훼손이 아니라 확산 속도에 대한 조정 국면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는 데이터센터 투자를 중심으로 올랐던 글로벌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속도 조절이지 추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