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군대 만들 것" 주장
주요정당 대선후보 중 첫 사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선거 자금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이 가상자산으로 후원금을 받기로 했다.
미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 캠프는 2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지지자들은 "코인베이스 커머스에서 취급하는 모든 가상자산을 기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 커머스는 미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운영하는 기업용 결제 서비스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들을 지원한다.
트럼프는 과거 2019년 대통령 재임 시절 비트코인이 화폐가 아니라며 "가상자산의 팬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퇴임 이후에도 비트코인이 사기라고 주장했으나 지난 3월 CNBC를 통해 재선에 성공하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사용을 단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통화의 추가적인 형태"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달 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행사에서 가상자산 지지자라면 "내게 투표하는 것이 낫다"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막대한 가상자산 규제를 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에 맞서는 바이든과 민주당 좌파
진영 핵심 인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주)은 가상자산에 부정적이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21일 보도자료에서 워런이 지난 3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쓴 글을 지적하고 "바이든을 대리하는 워런은 미국인의 금융 선택을 제한하는 '반(反) 가상자산 군대'를 만든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선거 캠프는 트럼프 진영의 선거 구호인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언급한 뒤 "우리는 11월 5일 대선을 위해 전진하는 가상자산 군대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트럼프가 후원금 모집 경쟁에서 바이든을 맹추격하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모금한 선거 자금이 트럼프보다 약 1억달러(약 1365억원) 많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트럼프는 전체 후원금의 약 26%를 각종 법률 비용으로 썼다.
그러나 트럼프 선거 캠프는 지난 5일 성명에서 4월에 트럼프 선거대책위원회와 공화당 전국위원회를 통해 받은 후원금을 모두 합하면 7620만달러(약 1035억원)로 지난 3월 후원금 총액(6560만달러)를 넘어선다고 주장했다.
CNBC는 가상자산 기부가 주식 증여와 같이 현물 기부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선거 캠프는 이를 현금으로 바꾸거나 계속 보유할 수 있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기부 한도와 공개 요건을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요 정당" 대선 후보가 가상자산 기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CNBC는 비록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를 제외한 다른 후보가 모두 사퇴했지만, 트럼프가 공화당의 공식 대선 후보가 되려면 7월 전당대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트럼프에 앞서 이달 비트코인 후원을 받는다고 알렸다. 지난 2015년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던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주)도 당시 비트코인 후원을 받겠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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