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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와 미래산업]위기의 전력 생태계, 메타버스 에너지 에코시스템의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2023.05.13 21:43 댓글0

김호경 광명자치대학 도시브랜딩학과장

김호경 광명자치대학 도시브랜딩학과장
김호경 광명자치대학 도시브랜딩학과장






[파이낸셜뉴스] 메타버스가 제조사와 발전사 등 기업분야의 경쟁력 확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메타버스팩토리, 메타버스발전 등으로 디지털전환이 가속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와 미래산업'은 메타버스가 그려내는 최신 트렌드와 미래 변화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글입니다. <편집자주>

경제모델이 아무리 복잡하다고 해도 단순한 제1원칙은 있다. 물건을 팔았으면 이윤을 얻어라. 이런 기본개념을 적용하기 위해 온갖 자구책을 써봐도 해결이 안 되는 분야가 우리나라 전력산업이다. 한국은 저렴한 전기요금 탓에 전기소비량은 세계 최상위이고 에너지 효율은 취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한, 철강, 화학, 반도체 등 전력 소비가 큰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선진국들은 전력 소비량이 감소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전력 소비량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팔수록 손해, 한전!’ 전력 판매가가 구매가보다 낮은 역마진 상황에서 한국전력의 재무 상태는 날로 악화상태이다. 올해 연말까지 쌓일 한전 누적 적자는 52조 원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당·정은 전기요금 인상안을 두고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분기에도 정부는 전기요금을 ㎾h당 13.1원 올린 바 있지만,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6월이 다가오는 시점에 불가피한 전기요금 인상은 민생경제에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한전이 지난해 32조 원 정도의 막대한 적자를 기록하면서 6개 발전사(한수원·남동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는 사실상 수익의 대부분을 제한받고 한전의 적자를 나눠 갖는 모양새가 되었다. 한전 적자가 커질수록 발전사가 짊어지는 적자 폭도 커진다. 이러한 한전 및 발전사의 심각한 경영난은 가스·석탄 등 연료 수급난의 후폭풍을 야기하고, 한전 송·배전망 투자 부실은 정전 위기와 핵심 산업 생산에 타격을 준다. 전력수요를 충족하는 효율적인 발전설비 구축과 효율적인 전력 발전모델의 수립이 시급하다. 또한,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만큼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략 마련은 중요하다.

최근 유럽에서는 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의 녹색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에너지 생태계의 복잡성, 규제 시스템을 상호 연결할 수 있는 에너지 메타버스(Energy Metaverse)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에너지 메타버스는 에너지 관련 디지털 트윈을 상호 연결하고 데이터 및 정보 교환 프로토콜을 사용하여 물리적 에너지 생태계의 모든 상대를 연결하는 디지털 생태계이다. 스마트 에너지 계량기, 환경 센서 및 정보 데이터베이스의 데이터 및 정보를 사용하여 비즈니스 모델, 규정 및 정책의 영향을 반영하는 이해 관계자, 환경 요인 및 에너지 흐름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 상황에 맞는 메타버스 에너지 에코시스템(MEE, Metaverse Energy Ecosystem)을 제안한다. 소비자의 수요 변동에 대응해 전기를 서비스하는 가상발전소 개념에 유럽의 에너지 메타버스를 연결한 모델이다.

정부는 에너지 수급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국제 에너지 상황은 예견하기 어렵다. 메타버스 에너지 에코시스템은 에너지 미터, 환경 센서와 같은 유형 자산과 정책, 규제, 비즈니스 모델과 같은 무형 자산도 데이터 및 정보 교환 프로토콜을 사용해 연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정부 정책의 영향을 평가하고, 기후변화 등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대내외 환경적 변인을 예측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한다.

다음으로,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 2500만대가 모두 전기자동차로 전환한다고 할 때, 국내 생산되는 전기에너지 대부분을 전기자동차 에너지로 공급해도 부족한 실정이다. 그만큼 엄청난 양의 전기에너지 공급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발전소와 수만 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전기자동차 충전소 간의 입체적인 수요공급 대책이 필요하다. 즉, 전기자동차는 공간상에서 자유롭게 이동하기 때문에 다수의 특정 지역에 전기자동차 충전수요가 불규칙적이면서 폭발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일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만으로는 안정적인 전기 공급대책을 실행하기 부족할 수 있다. 차세대 기술인 AI, 빅데이터 등이 융합된 MEE를 통해, 비선형적인 전기자동차 이동에 따른 전기에너지 수급 불균형을 예측하고 발전소와 다수의 충전소 공급망을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MEE 데이터를 기준으로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선택하여 사용 형태를 결정할 수 있다. 다각적으로 변화하는 에너지 생태계에서, 기후 대응에 따른 에너지 공급 시스템의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줄여 새로운 개념의 에너지 생태계 모델인 MEE를 적용하여 선도적인 공급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한다. 전기요금을 몇 % 올릴 것인지 답 안나오는 선택지만 볼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 플랫폼을 통해 미래 에너지 선진국 한국으로 혁신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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