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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PIA사업 15돌… "개도국에 맞춤형 K농업기술 전수"

파이낸셜뉴스 2024.04.23 18:13 댓글0

농진청, 22개 국가 현지 센터 개소
직접 농업기술 개발·실증·보급나서
23, 24일 이틀간 성과보고회 개최
KOPIA 2.0선포,대규모사업 추진


23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KOPIA 협력국 고위급 성과보고회에서 조재호 농촌진흥청장(가운데)이 파라과이·몽골과의 MOU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우리 농업기술을 개발도상국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rea Partnership for Innovation of Agriculture·KOPIA) 사업이 15주년을 맞았다. 22개 국가에 현지 센터를 세우고 우리 전문가가 직접 농업기술의 개발·실증·보급에 나서며 실질적인 '농업외교'의 첨병에 서 있는 사업이다. 농촌진흥청은 15주년을 맞아 기술 보급의 성과확산까지 사업 추진 체계에 포함하는 '2.0'으로의 도약을 선포하고 대규모 패키지 사업 등 협력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농촌진흥청은 23일부터 24일까지 양일간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22개국에서 추진 중인 'KOPIA'의 협력기관장 등 각국 농업분야 고위급을 초청해 성과보고회를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가운데 KOPIA는 농업분야의 '대표선수'다. 직접적인 물량 지원에 앞선 기술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규모 대비 효과성이 뛰어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 경제·식량난 해법 된 韓 농업기술

지난 2009년 베트남·브라질·우즈베키스탄 3개국으로 시작한 사업은 15년 새 22개국까지 늘어났다. 아시아 7개국, 아프리카 7개국, 중남미 및 CIS 8개국 등으로 우리 농업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설립 초기부터 사업을 함께한 베트남은 양잠과 땅콩 생산 분야에서 훌륭하게 현대화를 이뤄냈다. KOPIA 베트남 센터에서 개발한 신품종 뽕나무에서 신품종 누에를 생산하고 실크·비누·치약 등 가공품 개발까지 진척된 상태다. 기술 보급으로 베트남 양잠농가의 생산성과 소득 모두 기존 대비 23.4%, 29.9% 각각 개선을 나타냈다.

땅콩 역시 베트남 센터에서의 신품종 개발과 더불어 한국형 기계화 관배수 시스템을 베트남 농가에 이식하는 과정을 거쳤다. KOPIA 개발해낸 품종과 시설은 베트남 주요 땅콩 생산지인 응혜안성에서 56% 향상된 생산성을 기록 중이다.

각국의 가장 기초적인 먹거리에도 KOPIA의 노력이 스며있다. 전체 경작지의 30%를 밀에 투입해도 자급률 4%에 머물러 있던 몽골에서는 현재 KOPIA 몽골센터가 개발한 '다르함 144호' 등 6개 밀품종이 자라는 중이다. 몽골은 2026년까지 종자 자급률 80%, 생산성 25% 향상을 목표로 잡을 만큼 큰 기대를 갖고 재배에 힘쓰고 있다. 이미 주요 쌀 생산 국가에 있던 라오스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을 KOPIA의 도움으로 해법을 모색 중이다. 지난 2000년부터 이어온 쌀 자급이 기후 변화로 흔들리며 KOPIA와 함께 우수품종 선별에 나섰다.

기후 변화에 따른 신품종 개발 역량이 알려지며 아프리카에서도 KOPIA 개소 요청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주요 사업으로 떠오른 'K-라이스벨트' 사업에 있어 우수한 우리 종자의 현지 보급이 중요한 과제여서다. 실제로 KOPIA 세네갈 센터에서 추진한 벼 신품종 보급확산 사업 결과 참여농가의 38% 이상이 지역 평균 생산량보다 1.5배 이상 높은 수확을 거뒀다. 13개 농가의 2.6ha로 시작했던 사업도 지난해 59개 농가, 14ha로 빠르게 규모를 키우는 중이다.

조재호 농촌진흥청장은 "15년간 지속된 KOPIA 사업은 다양한 지역과 기후, 작목 조건에서 현지 농업인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서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며 "글로벌 식량 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우수 공공혁신 '2.0'으로 도약

올해 15년을 맞아 기존 KOPIA는 앞으로 '2.0'으로 버전을 한 단계 올린다. 협력강화를 통한 성과확산의 개념을 사업추진 체계에 포함해 농산업 전반의 가치사슬 연계 전략을 논의하는 사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목표다. 협력국 정책연계, 대규모·패키지 사업 추진 등이 대표적인 논의 대상이다. KOPIA는 파키스탄, 몽골에서의 업무협약(MOU)에 이어 에콰도르의 한-중남미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KoLFACI) 가입에 관한 MOU도 성과 발표회를 계기로 체결할 예정이다.

세계에서도 KOPIA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2022년에는 OECD 공공혁신전망대(OPSI)의 '국경을 초월한 공공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됐고, 2020년에는 유엔에서 '빈곤퇴치 공로상'을 수상했다. 협력국 정부로부터 농업·농촌발전 공로상 수상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8건에 이른다.

유은하 농진청 기술협력국 국외농업기술과장은 "KOPIA 15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의 성과보고회를 통해 농업을 매개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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