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최신뉴스

美 기준금리, 올해 안 내릴 수도...'지표만 쳐다보는 연준'

파이낸셜뉴스 2024.04.18 14:03 댓글0

美 월가, 연준 파월 의장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혼란
올해 금리 인하 1~2회 추정, 9~12월 인하 가능성
올해 금리 인하 건너 뛰고 내년 3월부터 낮출 가능성도 있어
연준이 물가 지표에 너무 의존한다는 지적
물가에 민감하니 지표 나아지면 또 인하설 나온다는 주장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서 연단을 떠나고 있다.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서 연단을 떠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금융권에서 지난달만 하더라도 금리 인하를 암시했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물가 지표 공개 직후 다시 신중론을 보이면서 고금리 공포가 커지고 있다. 올해 3회 인하를 기대했던 업계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올해 금리 인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며 연준이 물가 지표에 너무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17일(현지시간)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은행의 보고서를 인용해 금융권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잇따라 늦췄다고 설명했다. BofA는 연준이 "최소" 2025년 3월까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실제적인 위험"으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은행은 연준이 12월에 단 1회 금리 인하로 올해를 마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ofA의 스티븐 주노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보고서에서 "정책 담당자들은 6월이나 혹은 9월까지도 금리 인하를 불편하게 여길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준은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약 2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 구간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연준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금리 전망 문건에서 올해 0.25%p씩 3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으며, 시장에서는 이르면 6월부터 금리가 내려간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 전망에는 올해 2~3월 물가 지표가 발표되면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미국의 2~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2%, 3.5%를 기록해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2%)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금리 동결 당시 금리 인하를 암시했지만 3월 CPI가 공개된 이후인 지난 16일 연설에서 "최근 경제 지표는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긴축적인 통화 정책 수준을 필요한 만큼 길게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미 시장정보업체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은 그저 물가상승률 수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국은 2~3개월 연속으로 2% 목표치에 걸맞은 물가상승률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그런 기준이라면 빨라야 9월에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잔디는 "당장은 올해 9월과 12월까지 2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만 11월에 연내 1회 인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시장분석도구인 페드워치로 미 기준금리 선물 거래인들의 매매형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17일 기준으로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46%였으며 9월 인하 가능성은 73%였다.

다만 주노는 올해 연준의 행보를 관찰했을 때, 수치가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연준이 급하게 다시 금리 인하를 시사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것이 지표에 의존하는 연준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미 금융사 씨티그룹의 경우 파월의 발언에도 연준이 6~7월에 금리를 내린다는 기존 예상을 유지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앤드류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 보고서에서 "연준은 근원 물가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느려지거나 경제 활동이 둔화되는 어떠한 조짐이라도 보인다면 금리를 낮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미 금융사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인하 예상 시점을 6월에서 7월로 1개월 미루면서 "전반적인 물가 하락 압력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미 투자사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글로벌 정책팀장은 물가 하락 압력이 여전하다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다시 시작할 것이며 선제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구하는 "연준이 여전히 지표에 불편할 정도로 의존하고 있다"며 단기 물가상승률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금리 인하 횟수를 3회에서 1회까지 민감하게 바꿀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