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상장도 코스닥 이전도 정체
시총 상위주 거래정지·주가 하락
내년에는 정부지원금까지 끊겨
코넥스시장의 시가총액이 올해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코넥스 신규상장과 코스닥 이전상장 성적도 부진한 가운데 정부지원금이 사라지면서 시장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넥스시장의 시총은 3조860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네 번째로 낮은 수치다. 지난달 29일 3조8482억원까지 떨어지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연일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코넥스 시총은 지난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4조원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3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코넥스에서 시총 상위권을 차지하는 종목들의 발목이 잡히면서 시장이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총 1위 노브메타파마가 대표적이다. 노브메타파마는 코스닥시장 이전상장이 결정되면서 지난 7월 거래가 정지됐다. 올해 들어 거래정지 전까지 주가가 73.00% 뛰면서 전체 시총 증가세를 견인했지만 거래중단으로 힘이 빠졌다.
시총 2위 SK시그넷은 10월 이후 주가가 3만9050원에서 2만6750원으로 31.50% 하락했다. 이어 3~4위에 자리한 듀켐바이오와 한중엔시엔스도 주가가 6.49%, 5.21% 내렸다.
코넥스 신규상장도 좀처럼 늘어나지 않는 분위기다. 올해 코넥스시장에 새로 입성한 상장사는 14곳으로 지난해와 같다. 프로젠이 10월에 상장 신청서를 내고 11월에 입성한 이후 상장 신청서를 접수한 곳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신규 상장은 14개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2018년까지만 해도 21곳이 코넥스에 들어섰지만 최근 5년 사이 관심이 줄어든 모습이다. 2021년에는 코넥스 신규상장이 7곳에 그쳤다. 지난해 2배로 늘었으나 올해 다시 정체 상태다.
코스닥으로의 이전상장도 비슷하다.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사간 기업은 총 7곳으로 지난해 6곳보다 1곳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로 상장이 어려워지면서 코넥스로 발길을 돌리는 회사가 늘어나는 등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올해 코스닥 IPO가 살아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는 정부지원금까지 끊기면서 시장 부진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코넥스시장 활성화 지원사업 지원금'을 내년부터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코넥스에 입성하는 기업의 상장비용 50%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였다. 다만 거래소는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가 정부지원금의 부재를 대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는 코넥스 상장사 등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올해 4월 조성됐다. 당시 1차 펀드 1000억원이 조성돼 투자가 집행됐고, 2차(1000억원 규모)가 연말이나 내년 초에 조성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 스케일업 펀드로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면 해당 기업은 정부지원금보다 더 큰 규모를 투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