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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조원' 현대백화점 가보니..'영앤리치' 많았다

파이낸셜뉴스 2021.01.19 15:27 댓글0

현대백화점 판교점 전경.

주말이었던 지난 16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인파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가족, 연인 단위 고객들이 몰려있었다. 특히 20~30대 젊은층 비중이 압도적이었는데,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명품 쇼핑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1층 향수 코너에서 만난 한 20대 여성은 "날씨도 춥고 카페도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다양한 상품들을 구경하고 '맛집탐방'도 가능해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다양한 맛집이 모여 있는 식품관과 식음료 매장에도 아이의 손을 잡고 나들이를 온 젊은 부부들이 많았다.

■명품엔 '인산인해'..2030의 힘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모든 층이 북적이던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고객 수는 줄었지만, 사실 썰렁하기까지 한 다른 지점들에 비하면 판교점의 인기는 상당했다. 화장품과 명품관이 즐비한 1층과 음식을 판매하는 푸드코트, 와인을 판매하는 행사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층 화장품 코너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향수를 시향하는 젊은 고객들이 많았다.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향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많은 고객들이 방문해 수십만원이 넘는 해외 명품 브랜드 향수를 구매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명품숍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유명 명품 브랜드인 구찌, 루이비통 등에는 이른 시간부터 입장을 하려는 이들이 밀려 들더니, 오후 4시까지 대기하는 고객들로 긴 줄이 늘어져 있었다. 연인의 손을 잡고 온 커플부터 친구들과 함께 온 20~30대가 주를 이뤘다. 입장을 대기 중이던 한 30대 남성은 "여자친구와 함께 실내 데이트를 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며 "원래 여행을 좋아해서 자주 다녔는데·작년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에 발이 묶인 기분이다. 여행 갈 돈으로 종종 백화점에 와서 ‘플렉스(flex·소비력 과시)’한다"고 웃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의 빠른 성장세의 배경으로 '큰 손으로 떠오른 20·30대'를 꼽는다. 판교점의 매출 비중 중 20~30대 ?은 고객이 크게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판교점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30대가 31.8%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2015년 판교점 개점 이후 30대가 매출 비중 1위에 올라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개점 후 5년간 매출 비중 1위였던 40대는 지난해 29.9%로 2위를 기록했다.

■백화점에서 맛집탐방..유명 ‘카페 골목’으로 변신
식당가는 점심시간이 되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고객이 밀려 들었다. 특히 5층 패밀리가든은 국내 백화점 최대 규모의 식품관으로 가족 단위 고객들이 많다. 마스크를 착용한 채 메뉴를 고르거나,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대화하며 식사를 하는 고객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층이 방문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중식당을 찾은 한 40대 고객은 "맛있는 음식점들이 몰려 있어 아이들과 함께 자주 방문한다"며 "고생스럽게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맛집에 가서 식사하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식음료 매장들에도 테이크 아웃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고객들이 많았다. 판교점에는 매장 곳곳에 18개의 카페가 들어서 있는데, 이는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이다. 청담동 유명 카페 ‘카멜커피’, 베트남 ‘콩카페’, 디자이너 브랜드 ‘메종키츠네’의 카페형 복합매장 ‘메종키츠네 카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카페는 SNS 상에서는 유명 ‘카페 골목’ 못지 않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식품과 생필품을 판매하는 지하 1층도 인파로 가득했다. 다양한 주방용품, 생필품, 와인을 특가에 판매하는 행사가 펼쳐졌기 때문. 특히 5개의 매대로 구성된 와인 행사 코너에는 고객들이 줄을 서서 와인을 계산했다. 한 사람이 많게는 6병까지도 구매하며 코로나19로 인한 '혼술'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와인 코너에서 만난 한 30대 여성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식사를 하는 게 일상이 됐다"며 "신년맞이 모임에 빠질 수 없는 와인을 초특가에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고 기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1조 클럽 가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현대 판교점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9.4%로 전체 백화점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명품 브랜드 라인업이 두드러진다. 2015년 오픈 당시부터 지속적으로 명품 브랜드를 강화해 온 판교점은 지난해 발망, 미우미우, 톰브라운, 피아제, 알렉산더 맥퀸 등 온라인에서 만나기 힘든 20여개의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라인업이 '영 앤 리치'의 마음을 사로잡은게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며"에르메스 등 하이엔드 브랜드 입점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百 "2030년 매출 40조원 간다"
한편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 달성 목표를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비전2030’은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3대 사업에 대해 초점을 맞춰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미래 신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적극적인 신규 투자와 M&A로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성장을 지속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성장을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유통 부문은 백화점·아웃렛·홈쇼핑·면세점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유관 사업에 신규 진출해 매출을 현재 13조2000억원에서 2030년 29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패션 부문은 한섬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새로운 패션 브랜드를 론칭한다. 리빙·인테리어 부문은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한 유관 산업 진출을 통해 매출을 현재 2조6000억원에서 2030년 매출 5조1000억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그룹 내 제조 및 플랫폼 사업 영역과 시너지가 예상되는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등의 분야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정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예정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해 낼 것"이라며 "100년 이상 지속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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