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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고공행진에 쌓인 원화...'세수펑크' 여유재원으로 돌릴까

파이낸셜뉴스 2023.09.03 16:46 댓글0

세수펑크 확실시...내년 국세수입도 하향 조정
"기금 여유재원 활용하겠다"...외평기금 유력 후보
21년만에 18조원 발행 확정...외환 변동성 주의해야



일본 도쿄를 방문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일본 금융기관 <span id='_stock_code_001680' data-stockcode='001680'>대상</span>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x2F;사진&#x3D;뉴스1
일본 도쿄를 방문 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일본 금융기관 대상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기금 여유재원과 자연스러운 불용액을 통해 차질 없이 (필요한 정부 지출을) 진행하겠다"
연간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세수펑크'와 내년도 세입 여건 악화에 대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해법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내년에 원화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이 21년만에 발행되며 부족한 세입을 메울 묘책으로 '공공자금관리기금'이 주목받고 있다. 공자기금은 여유가 있는 기금에서 돈을 빌리고, 또 재원이 부족한 기금에는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국채의 발행과 상환까지 포함하는 '공공기금의 은행창구'라고 볼 수 있다.

3일을 기준으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기금운용계획안 내용을 종합하면 계획된 공자기금의 일반회계 예탁(적자국채) 규모는 81조8천억원이다. 국고채 발행액 가운데 상환액을 제외한 순발행(50조3천억원)을 빼면 '빚 없이 마련할 돈' 30조원을 잡아둔 셈이다.

정부의 2024년 기금 재원 조달 계획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에 원화로 표시된 외평채를 18조원 한도로 발행할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여기서 발생한 외평기금의 여유재원을 내부적으로 공자기금으로 전환하면 별도 국채 발행 없이 '적자로 적히지 않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정 비율까지는 행정부 재량으로 공자기금 자금의 일반회계 전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열린 국회 전체회의에서의 현안질의에서도 추 부총리는 "(외평채는)예외없이 매년 10~20조 이상 대체적으로 승인 받고 필요 따라 발행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통상적으로 해왔다"고 설명하며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검토단계에 있던 외평채 발행이 확정됨에 따라 기존에 제시했던 '기금의 여유재원 활용 방안'에 외평채가 큰 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외평기금이 유력한 재원으로 떠오른 배경은 최근 고공 행진 중인 환율 덕택이다. 지난해부터 환율이 상승하며 외환당국은 자연스럽게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는 방식의 외환정책을 폈다. 반대로 환율이 급락할 요소가 적다면 충분히 확보해둔 원화가 '여유재원'으로 인식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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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최근 환율 상승의 주 원인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기조였음을 감안하면, 추가금리 인상까지 시사하고 있는 연준의 태도가 단기간 내 하락을 불러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심산이다.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도 고환율을 장기화시키는 요소다. 중국 부동산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도 낮게 점쳐지며 외평기금 역시 당분간 원화를 팔아 환율을 안정시켜야 할 상황이 오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재원 활용의 주된 배경이 되고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역시 "관치금융 특성상 연쇄 디폴트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우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외평기금이 본질적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재원이라는 점이다. 고환율 흐름에 기댄 자금 융통이 정부의 기대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1320원 근처에서 머무르고 있는 '고환율'기조도 고금리, 중국경제 불안정 등의 변수가 점차 상수화되며 다른 요인들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환율은 1325원으로 상승 출발 후 오히려 1316원까지 하락하며 마감했다. 부동산 리스크로 평가절하를 당하던 위안화가 중국이 갑작스럽게 외환 지급준비율 인하를 발표하면서 급격히 강세를 보인 탓이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 역시 성장률 하락과 고용률 둔화 등으로 환율과의 관계성이 점차 복잡도를 올리는 추세다. 단순히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를 고환율 흐름이 따라갈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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