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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터널 전기차 화재 잡는다"… 한국방염기술, 서울교통공사와 맞손

파이낸셜뉴스 2025.12.23 15:59 댓글0


밀폐된 지하 터널에서 작업하는 친환경 전기 궤도차량의 화재 안전을 책임질 핵심 기술이 국내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의 협력으로 개발됐다. 한국방염기술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시행한 ‘2025년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을 통해 ‘철도차량 차상 리튬이온 견인배터리 화재대응 솔루션’ 개발을 완료하고, 서울교통공사가 운영 중인 궤도차량 1대에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간 안전 사각지대로 꼽혔던 철도 특수차량의 화재 대응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최근 서울지하철은 공기질 개선 정책의 일환으로 기존 디젤 엔진 기반의 유지보수용 궤도차량을 친환경 ‘리튬이온 배터리’ 차량으로 빠르게 교체하고 있다. 그러나 심야 시간대 지하 터널 깊숙한 곳에서 운행하는 궤도차량의 특성상, 배터리 열폭주로 인한 화재 발생 시 작업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지하철 운행 마비 등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위험이 컸다. 이에 한국방염기술은 궤도차량의 특수성을 고려해 ‘초정밀 조기 감지’ 기술과 자체 개발한 침윤형 소화약제 ‘에코노바-케이(EcoNova-K)’를 결합하여 화재를 원천 봉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배터리 셀 내부 온도가 90~120℃에 이르며 발생하는 미세한 전기·화학적 변화를 감지해 작업자에게 즉각 경보를 보낸다. 초기 대응이 어려운 터널 내 환경에서 확실한 ‘골든타임’을 확보해 주는 셈이다. 또한 배터리 온도가 1,000℃ 이상으로 치솟는 열폭주가 감지되면, 특수 소화약제인 ‘에코노바-케이’가 즉시 분사된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개발된 이 약제는 낮은 표면장력을 활용해 배터리 셀 내부 깊숙이 침투함으로써 발화 지점을 직접 냉각시킨다. 이를 통해 화염 확산을 신속히 차단하고 재발화 가능성까지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성과는 수요기관인 서울교통공사 궤도처와의 적극적인 협업 덕분에 가능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시스템 구축의 핵심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제 운용 중인 궤도차량 1량을 실증 테스트베드로 제공했으며,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 현장 적용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한국방염기술은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는 2026년 1월, 실제 화재 상황을 모사한 고강도 실증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1,000℃ 이상의 열폭주 조건에서 방사 시작 10분 이내 화염 제거, 1시간 이상 재발화 억제를 목표로 성능을 검증한다.

황인천 한국방염기술 대표는 “궤도차량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민의 안전한 이동을 지탱하는 핵심 자산이지만, 화재 발생 시 대응이 어려운 대표적인 안전 사각지대였다”며 “독자적인 소화약제 기술을 통해 작업자의 안전을 지키고, 안정적인 지하철 운행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기술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실증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된 궤도차량 제작 시 해당 솔루션의 확대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에 확립된 궤도차량 화재 대응 표준 규격을 통해 국내 철도기관 횡단 전개를 추진하고, 관련 법령 및 기술기준 마련을 위한 정책 제안에도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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