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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에도 상장사 51%는 '시총 < 청산가치'[증시 양극화]

파이낸셜뉴스 2025.12.21 18:34 댓글0

코스피·코스닥 2508개중 1283개
PBR 1배 밑돌며 여전히 저평가
대형주에만 상승장 효과 쏠린 탓
"중·소형주 ROE 개선이 선행돼야"


올해 국내 증시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상장사 중 절반 이상은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급등장의 수혜를 소수 대형주만 누린 가운데 다수 기업은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어 증시 양극화가 가속화된 것으로 지적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PBR이 1배에 못 미치는 종목은 지난 19일 기준 1283개로, PBR 산정이 가능한 전체 종목 2508개 중 비중은 51.1%에 달했다.

PBR은 해당 기업의 시가총액과 장부가(청산가치)를 비교한 수치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보다 주가가 낮게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다. 올해 증시 개장 첫날 코스피는 2398.94로 출발해 5월 말까지만 해도 2600선에 머물렀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6월 20일 3021.84로 마감하며 3년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했고, 10월 27일에는 사상 처음 4000선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 11월 3일에는 역사상 최고가인 4221.87을 기록했다.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와중에도 여전히 국내 주식의 절반 이상은 주가가 자신이 보유한 자산 가치 그 이상을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물론 지수가 1년간 1600p 가까이 오르면서 PBR이 0.5배도 안 되는 '극저평가주' 수는 작년 말 646개에서 올해 551개로 줄었다. 하지만 PBR 0.5배에서 1배 사이 종목 수는 718개에서 732개로 되레 늘어났다.

증시 호황에도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주식을 일컫는 '동전주'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시장 동전주는 56개였지만, 지난 18일 기준 58개로 오히려 늘었다. 코스닥시장 동전주는 작년 말 191개에서 올해 179개로 소폭 감소했다.

증시 불장에도 3분의 1가량은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35.8%(959개사)는 연초 대비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40.6%(701개사)가 주가 하락을 맞았다.

지수는 상승했지만 기업 수익성 개선은 일부 대형주에만 국한됐던 탓에 여전히 상장사 절반 넘게 저평가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외국인 중심의 대형주 순매수가 지수 상승을 이끌면서 PBR이 낮은 저평가 종목은 더욱 주목받지 못하는 장세가 전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내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중·소형주 전반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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