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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가 공개한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관련 문서에 등장한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왼쪽)이 한 여성과 촬영한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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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법무부가 19일(현지시간) 미성년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관련 문서를 공개했다.
법무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여성들과 친밀하게 교류하는 사진들이 대거 포함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들은 거의 없다고 폭스뉴스채널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번 공개는 지난 11월 미 연방 상·하원이 만장일치 수준으로 가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에 따른 것이다.
연방정부는 법이 제정된 지난달 20일부터 30일 이내에 관련 기록을 공개해야 했는데 이날이 시한이 만료되는 날이었다.
사진에는 정치와 언론, 연예 등 광범위한 인물들이 등장했다.
공개에 대해 클린턴 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쏠린 여론의 관심을 돌리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비난했다.
공개된 사진들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과거 연인이자 성범죄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과 함께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거나, 얼굴이 가려진 한 여성의 허리 쪽에 팔을 두른 채 친밀한 자세로 앉아 있다. 또, 한 여성과는 욕조에 함께 들어가 있는 모습도 사진에 담겼다. 이외에도 클린턴이 마이클 잭슨, 믹 재거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 있는 모습들도 포착됐다.
또 미국 언론인 월터 크롱카이트,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터커와 케빈 스페이시, 지난 2017년에 타계한 홍콩 기업인 데이비드 탕으로 추정되는 인물도 등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특히 클린턴 전 대통령의 온수 욕조 사진 중에서 얼굴이 가려진 사람은 엡스타인의 성범죄 피해자라고 밝혔다.
게이츠 맥개빅 법무부 대변인은 이 사진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리면서 "존경하는 민주당 대통령님. (얼굴을 가린) 검은색 상자는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추가된 것입니다"라고 비꼬았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서는 엡스타인과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친밀히 교류했던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사진이나 문서는 거의 없었다.
미국 여야 모두 이번에 공개된 파일이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미 법무부 측은 엡스타인 수사 기록 중에 수십만 건의 문서를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일부 자료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검토 과정을 거쳐 향후 몇 주에 걸쳐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자신의 자택과 별장 등에서 미성년자 수십 명을 비롯해 여성 다수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됐다가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엡스타인에게 정·재계와 문화계 유력 인사들이 다수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가 있다거나 사인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등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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