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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픽한 제자, 실바도 2개나 막았다"… 인쿠시, 강렬한 데뷔전 뒤에 숨겨진 '치명적 숙제'

파이낸셜뉴스 2025.12.20 10:30 댓글0

인쿠시, 데뷔전서 11득점하며 무난한 활약
주포 실바 상대로 2개의 블로킹은 확실한 눈도장
상대의 서브 폭탄에 힘겨워한 인쿠시
강점과 약점 동시에 드러난 데뷔전


득점 후 기뻐하는 정관장의 인쿠시 (서울&#x3D;연합뉴스)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 GS칼텍스의 경기. 정관장 인쿠시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2025.12.19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span id='_stock_code_012030' data-stockcode='012030'>DB</span> 금지] photo@yna.co.kr (끝)
득점 후 기뻐하는 정관장의 인쿠시 (서울=연합뉴스)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 GS칼텍스의 경기. 정관장 인쿠시가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2025.12.19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배구 여제' 김연경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연경의 지도를 받던 20세 몽골 소녀가 V리그 코트에 섰다. 그리고 데뷔전에서 리그 최고의 공격수 실바를 가로막았다. 정관장의 새 아시아쿼터 인쿠시(20)가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며 V리그에 연착륙했다. 하지만 동시에 생존을 위한 확실한 과제도 확인했다. '리시브'라는 높은 벽이다.

19일 대전 충무체육관. 정관장의 유니폼을 입은 인쿠시가 GS칼텍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격했다. 선수 등록 하루 만에 이뤄진, 그야말로 '번개 데뷔'였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그리고 절반의 숙제였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블로킹이었다. 인쿠시는 이날 블로킹 2개를 잡아냈는데, 상대가 무려 GS칼텍스의 주포 실바였다. 특히 실바의 강력한 직선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떠올라 셧아웃시키는 장면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정관장의 왼쪽 블로킹 라인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공격하는 정관장의 인쿠시 (서울&#x3D;연합뉴스)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 GS칼텍스의 경기. 정관장 인쿠시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5.12.19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공격하는 정관장의 인쿠시 (서울=연합뉴스)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 GS칼텍스의 경기. 정관장 인쿠시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5.12.19 [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공격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1세트 시작과 동시에 오픈 공격으로 첫 득점을 신고했고, 서브 에이스까지 곁들이며 총 11득점을 올렸다. 팀 합류 후 손발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데뷔전 11득점은 분명 기대 이상의 성과다. 귀여운 외모 뒤에 숨겨진 다부진 스윙은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 인쿠시의 약점은 명확했다. 바로 리시브다. 이날 GS칼텍스는 작정한 듯 인쿠시에게 서브 폭탄을 퍼부었다. 인쿠시는 총 33번의 리시브 시도를 기록했는데, 2세트까지는 그럭저럭 버티는 듯했으나 경기가 길어질수록 발이 무거워졌다. 결과는 참혹했다. 리시브 효율 6.1%. 범실도 7개나 나왔다.

공격 성공률도 33.3%에 그쳐 효율이 8.3%까지 떨어졌다. 이는 불안한 리시브가 공격 리듬까지 흔든 결과로 볼 수 있다. 고희진 감독이 경기 후 "무난한 데뷔였지만, 리시브가 약하다. 훈련을 통해 채워야 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린 이유다.


(출처&#x3D;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인쿠시는 등장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연경의 애제자라는 스토리, 긴장한 듯하면서도 할 몫을 해내는 모습, 그리고 눈에 띄는 비주얼까지 스타성은 충분하다. 관중석의 팬들도 그녀의 몸짓 하나하나에 환호했다.

하지만 프로는 실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무대다. 상대 팀들은 앞으로 더욱 집요하게 인쿠시의 리시브 라인을 파고들 것이다. 인쿠시가 이 '집중포화'를 견뎌내고 기본기를 보완한다면 정관장은 위파위의 공백을 지우고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된다. 반면, 리시브 불안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그녀의 화려한 데뷔는 '일장춘몽'에 그칠 수도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가능성은 확인했다. 이제 공은 인쿠시에게 넘어갔다. 그녀가 김연경의 제자를 넘어 V리그의 당당한 주전으로 설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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