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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업권이든 소외 없이"…K자본시장 이끌 '소통왕' 황성엽 신임 금투협회장

파이낸셜뉴스 2025.12.19 14:17 댓글0

7대 금융투자협회장 당선…내년 1월 1일부터 임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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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엽 신영증권 대표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소통과 경청을 통해 협회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된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는 협회장으로서도 소통 강화에 방점을 뒀다. 황 대표는 업계에서 온화한 리더십을 지닌 '소통왕'으로 유명하다.


황 대표의 소통 능력을 보여주는 일화 중 하나로 '최고경영자(CEO) 레터'가 꼽힌다. 글을 읽고 쓰기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황 대표는 신영증권 임직원에게 직접 작성한 'CEO 레터'를 보내며 활발한 소통을 해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선 CEO 모임인 '여의도 사장단' 회장을 맡을 정도로 신망이 두텁다.

이 때문에 금투업계에선 일찍이 황 대표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물론,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아우를 금투협회장 적임자라고 평가해왔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주변 증권사 CEO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금투협회장 선거를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황 대표는 회원사에 배포한 공약 소견 발표 자료에서 회원사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먼저 경청하고, 반드시 실천하겠다. 누구보다 반드시 실행하는 협회장이 되겠다"며 "여러분의 소중한 목소리에 저의 38년 경험과 실천력을 더해, 우리 모두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했다.

이번 선거 기간에도 협회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었다. 회원사 200여곳을 직접 만난 황 대표는 당선 이후 "선거 기간 동안 생각보다 힘들었다.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는 선거였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문제 해결에도 능동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황 대표는 금융당국과 상시 협의체를 구축하고, 업권별 요구를 신속히 해결하는 '이지 엑세스 시스템' 개편 등을 통해 회원사들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가 18일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된 직후 기자실을 찾아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x2F;사진&#x3D;서민지 기자
황성엽 신영증권 대표가 18일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된 직후 기자실을 찾아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황 대표는 증권업계에선 이례적으로 한 직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원클럽맨'이기도 하다.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난 황 대표는 휘문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신영증권에 입사해 38년간 몸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첫 직장이었던 대우전자에서 컴퓨터를 팔기 위해 신영증권에 왔다가 학교 선배의 권유로 증권맨의 삶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부터는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현재까지 신영증권을 이끌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대표 출신이 금투협회장에 당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황 대표는 신영증권에서 자산운용본부장, 법인사업본부장, 투자은행(IB)부문장, 경영총괄 부사장 등을 지낸 만큼, 주요 업무를 두루 경험한 '실무형 리더'이자 금융투자업계 전반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됐다.

실제 황 대표는 여러 업권과 소통하며 자본시장의 균형 있는 성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업권 간 경쟁보다는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대형사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소형사는 혁신 참여를 확대해 어느 업권이나 소외감 없이 균형되게 갈 수 있는 시장을 만들고 싶다"며 "작은 어항에서 서로 다투고 싸우는 것보다는 큰 어항을 만들어서 생태계를 잘 이뤄나가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취임 즉시 협회 임직원, 전문가들과 함께 K 자본시장 10년 청사진을 논의하겠다"며 "금투협회가 통합된지 16년이 된 지금은 한국 경제의 골든 타임으로, 자본시장의 큰 그림을 다시 그릴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영증권. &#x2F;사진&#x3D;뉴스1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영증권. /사진=뉴스1


황 대표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경영적인 부분에서도 입증됐다. 신영증권은 1971년 이후 54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작지만 강한 증권사'로 평가받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다른 증권사들이 고전할 때도 황 대표가 이끄는 신영증권은 흔들림 없이 흑자를 유지해왔다.

신영증권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황 대표는 협회 역할의 변화도 예고했다. 황 대표는 수동적인 협회에서 능동적인 협회로 전환하며 자본시장 발전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황 대표는 "금투협회가 존재감을 갖고,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더 성장하고 큰 모습 보여주는 것이 결국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고 국민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규제 혁파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 화복을 중심에 두겠다"며 "작은 규제는 과감히 풀고, 큰 위험은 확실히 관리하는 강단 있는 규제 철학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원사를 대표해 금융당국에 분명한 목소리를 내겠다"며 "금투협회는 이제 설명하는 협회가 아니라, 해결하는 협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 내 공약을 완수해 나가며 신속한 변화를 이끌겠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황 대표는 "단임이면 충분하다. 3년 동안 맡은 바를 완수할 것"이라며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후임 협회장을 믿고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8일 진행된 제7대 금융투자협회 투표에서 황 대표는 43.40%의 득표율을 얻으며 이현승 전 KB자산운용 대표(38.28%)와 결선 투표를 치렀고, 2차 투표에서 득표율 57.36%를 기록하며 최종 당선됐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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