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기업어음(CP) 금리가 최근 두 달 사이 빠르게 뛰고 있다. 금리 상승에 회사채 시장에서 기업들의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비우량 기업들의 단기물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이달 16일 기준 연 3.27%를 가리키고 있다. CP금리는 지난 10월 말 연 2.74% 수준이었으나 점점 우상향을 이어갔다.
현재 금리 수준은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되기 전인 올해 1월 말 수준(연 3.2%)으로 돌아간 셈이다. 국고채 금리 상승의 여파도 있지만, 무엇보다 CP 발행 증가로 CP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지난 11월 CP 순발행 규모는 2조266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순상환 흐름에서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이달 1일~12일까지 순발행 규모는 2조1110억원이다. 앞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지난 8월 말 연 2.4%대 수준에서 10월 말 연 2.6%대까지 올라오는 동안 CP 금리는 연 2.71% 수준에서 정체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CP 금리는 빠르게 상승하더니 한달 반 사이 0.5%p 이상 올랐다.
최근 국내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대한 우려로 시장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회사채 시장은 빠르게 발행은 물론 투자심리도 함께 위축된 상황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매년 1, 2월 중에는 퇴직연금 등 기관들의 자금집행으로 채권수요가 풍부한 연초효과가 나타나고 이를 겨냥해 회사채 발행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기업들의 동향을 파악해 보면 연초 회사채 발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1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 매입을 발표하면서 시장은 채권 금리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팬데믹 이후 물가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던 지난 2022년 9월 이후 한은의 단순 매입은 3년 3개월 만이다. 한은은 단순매입 실시의 이유에 대해 지난 10일 "국고채 만기와 맞물려, 최근 만기 도래한 규모 수준으로 환매조건부증권 (RP) 매각 대상 증권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1조5000억원 규모의 단순 매입으로 시장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면서도 "12월에도 여전히 국채금리의 하방 압력이 크지 않던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발표는 시장에 긍정적이다. 또한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 단순매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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