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조직 분리 직전에 1급 인사
‘예산통’ 행시 39회 조용범 예산실장
세제실서 잔뼈굵은 조만희 세제실장
40회 실장은 기재부 처음, 세대교체 신호탄
재경부-예산처 분리후 후속 인사폭 클 듯  |
| 조용범 예산실장(왼쪽), 조만희 세제실장. 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기획재정부의 핵심 보직인 예산실장과 세제실장이 동시에 교체됐다. 내년 1월 2일부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되기 직전에 단행된 전격적 1급 인사다. 인사 적체가 심각한 기재부에서 행정고시 40회가 1급 실장에 처음 발탁된 '세대교체 신호탄'이라는 의미도 있다. 기재부 분리 재편을 계기로 세대 교체가 한층 빨라지고 인사 폭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기재부는 예산실장에 조용범 예산총괄심의관, 세제실장에 조만희 조세총괄정책관을 승진 임명했다. 두 사람은 예산실과 세제실의 총괄국장을 맡아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2026년도 예산안과 세제 개편안의 실무를 총괄했다.
조용범 실장은 기재부 내에서 대표적 ‘예산통’으로 꼽힌다. 행정고시 39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공직 대부분을 예산실에서 일했다. 예산정책과장, 예산총괄과장, 농림해양예산과장, 행정예산과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문재인 정부 때는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다. 국장으로 승진하면서 윤석열 정부 초기에 기재부 대변인도 맡았다. 이후 예산실로 복귀해 사회예산심의관을 거쳐 총괄직인 예산총괄심의관으로 일했다.
조 실장은 온화한 성격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 닮고 싶은 상사로 3회 연속 뽑혀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다양한 정책과 조율해야 하는 예산 업무 특성상 균형감을 갖추고 일 처리가 빈틈이 없다는 평가다.
조만희 실장은 기재부 세제실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세제통’이다. 조용범 실장보다 한 기수 아래인 행시 40회로 공직을 시작했다. 조세정책과장, 조세특례제도과장, 법인세제과장, 금융세제과장, 조세분석과장, 재산세제과장 등 세제실의 주요 과장직을 두루 거쳤다. 국장으로 승진해서는 재산소비세정책관, 소득법인세정책관을 거쳐 조세총괄정책관을 지냈다.
조 실장은 말 수가 별로 없고 진중한 성격의 장수 스타일이다. 경제 주체의 이해관계를 살피면서 완벽과 균형을 추구해야 하는 조세정책 특성상 매사에 신중한 태도가 몸에 배었다. 일 처리가 꼼꼼하고 업무 추진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재부는 내년 1월 재경부와 예산처로 분리돼 새롭게 출범한다. 세제실은 재경부, 예산실은 예산처의 핵심 조직이다.
이번 실장 인사에 따라 공석이 된 양대 총괄국장은 물론, 기재부 조직 분리로 실·국장 자리가 늘어나는 만큼 비교적 큰 폭의 후속 인사가 예상된다. 행시 40회가 1급 실장에 승진 임명됨에 따라 정부 부처 중에서도 고위직 인사 적체가 가장 심각하다는 기재부의 세대 교체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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