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장 대변하는 SETA 관계자들 15일 고려대에서 경협을 넘은 전략적 협력 방안 제시
이 대통령 방문 이후, 강조된 방산과 원자력 협력
포괄적인 전략 협력 심화가 과제로 제시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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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르키예 대통령실 직속 커뮤니케이션국(공보국)이 15일 고려대 국제대학원 국제정책포럼(이사장 김병기 고대 교수)과 함께 고려대 국제관에서 개최한 '튀르키예-한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그 너머' 행사에서 주요 참가자들이 오프닝 세리머니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이석우기자 |
튀르키예가 한국전쟁 참전 75주년을 기념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지난달 튀르키예 방문을 계기로 경제 협력과 함께 양국의 전략적 협력 격상을 위한 구상과 의지를 강조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 직속 커뮤니케이션국(공보국)은 15일 고려대 국제대학원 국제정책포럼(이사장 김병기 고대 교수)과 함께 고려대 국제관에서 '튀르키예-한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그 너머' 행사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 이후 양국 관계의 전략적 방안에 대해 제시했다. 행사는 사진전, 양국 관계 주요 영상 시청, 학술 회의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튀르키예 정부 정책과 방향을 대변하는 비영리 싱크탱크 '정치·경제·사회연구재단'(SETA)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향후 양국 전략적 협력 방향과 실천 방안을 밝혔다.
SETA 재단의 미국 워싱턴 본부장인 클르츠 부그라 카나트 박사는 개회 인사말에서 "양국은 방산, 교통, 에너지, 관광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이 크다"면서 "한국의 기술력, 디지털 혁신은 튀르키예의 인력, 시장, 방위산업력 등과 상호 보완적"이라며 협력 심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카나트 본부장은 양국의 지정학적 유사성이 전략적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면서 다른 국가들과는 나누기 힘든, 즉각적인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한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대국에 쌓인 어려운 안보 환경이라는 상황 속에서 두 나라는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전략적 협력 수준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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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르키예 참전 75주년을 맞아 15일 서울 고려대 국제관에서 열린 ‘한ㆍ튀르키예 대화’ 행사의 학술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기 고려대 국제대학원 국제정책포럼 이사장,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무라트 예실타쉬 앙카라 사회과학대 교수 겸 정치경제사회연구재단(SETA) 외교정책연구실장, 카디르 위스튠 SETA 워싱턴DC 소장. 사진=이석우기자 |
SETA 재단의 안보정책연구 실장이자 앙카라대 교수인 무라트 예실타쉬 박사는 "전략적 역동성과 안보 위협 속에서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방위 산업 분야 등에서 전략적 자율성 등을 더 넓혀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가 유사한 안보 환경 속에 처해 있다"면서 "튀르키예는 중동의 불안정성 속에 있고, 한국은 북한 등 역내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중 패권 경쟁과 미러 경쟁 등 강대국 간 경쟁 속에서 전략적 지점에 서 있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산 분야에서 두 나라는 기술협력은 물론 유럽연합(EU)의 안보 이니셔티브나 유럽의 드론 수요 등 제3국 시장에서 한국과 튀르키예가 공동으로 진출할 기회도 많다고 강조했다.
카디르 위스튠 SETA 워싱턴DC 소장은 ”한국은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안보 환경에, 튀르키예 또한 지역 내 패권 경쟁 속에서 안정을 추구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면서 “두 나라가 다자 무대에서 중견국으로서 목소리를 모아 독자적인 전략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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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TA 재단의 미국 워싱턴 본부장인 클르츠 부그라 카나트 박사가 15일 고려대 국제관에서 열린 '튀르키예-한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그 너머' 행사 개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석우기자 |
이날 한국측 연사로 나선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과 양국 정상회담은 두 나라 관계를 단순한 무기 수출이나 교역을 넘어, 주요 무기 체계의 공동 개발과 생산, 그리고 원자력과 같은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십으로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한전(KEPCO)이 참여를 희망하는 튀르키예의 시놉 원전 프로젝트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장기 파트너십이 될 것이고,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의 튀르키예 투자는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이와 함께 G20 등 다자 무대에서의 협력, 그리고 북한 문제와 중동 문제에서의 상호 지지가 필요하다면서 전후 복구 사업(시리아, 가자 지구 등)이나 아프리카·중앙아시아 공동 진출도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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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고려대 국제관에서 열린 '튀르키예-한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그 너머' 행사에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국제정책포럼 김병기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석우기자 |
이날 행사에는 김재열 삼성그룹 글로벌전략그룹 사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오경준 국가보훈부 기조실장, 최진욱 전 공수처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안인해 중국 인민대학교 특임교수(전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 이진한 고대 아세아문제연구원 원장, 김남국·이신화 고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튀르키예 측에서는 대통령실 직속 커뮤니케이션국의 페르하트 피린치치 부국장·킬르츠 부그라 카낫 수석고문, 에스라 도안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부대사, 세르간 도잔 튀르키예 대사관 공보 참사관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김재열 사장은 “지난달 앙카라에서 열린 한·튀르키예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다”며 “이제는 정부의 약속을 뒷받침하기 위해 말을 행동으로, 공약을 현실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부르하넷틴 두란 대통령실 직속 커뮤니케이션국 국장은 메시지를 통해 “1950년 2만1000여 명의 튀르키예군이 파병돼 966명이 전사해 맺어진 양국간 혈맹 관계는 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 한국의 지원으로 더욱 단단해졌다”며 “희생으로 맺어진 양국 관계는 이제 ‘형제국’을 넘어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단계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란 국장은 대통령실 외교안보정책 위원이자 외교부 차관을 지낸 튀르키예 외교정책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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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고려대 국제관에서 열린 '튀르키예-한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그 너머' 행사에서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튀르키예 방문 영상을 참가자들이 보고 있다. 관련 영상은 튀르키예 대통령실 직속 커뮤니케이션국(공보국)이 준비했다. 사진=이석우기자 |
고려대 이번 행사를 주최한 튀르키예 대통령실 직속 커뮤니케이션국은 대외 전략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SETA 역시 튀르키예의 외교 정책을 입안 결정하는 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김병기 이사장은 “참전이라는 역사적 유산에서 시작해 K팝 등 문화 교류, 그리고 정상 국빈 방문으로 이어진 양국 관계를 방위산업 등 전방위적인 산업 협력과 전략대화로 심화하고 제도화하자”라고 말했다. 한국 땅에서 튀르키예 군인들이 보여준 희생과 용기, 인류애 등 공유된 역사와 공동체 의식을 산업 협력과 전략 대화 등으로 승화·심화시켜나가자고 강조한 것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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