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회담, 다른 평가…'진전'과 '묵묵부답'
28개→20개 조항 수정안 두고 협상 줄다리기
나토 포기 카드 꺼냈지만 영토 문제는 평행선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AP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미국 대표단이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우크라이나 측과 진행한 러·우전쟁 종전 논의와 관련해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같은 종전 논의를 두고 "미국 특사와 5시간 동안 협의했지만 수정 평화안에 대한 공식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미·우크라이나 설명 자료에서 해당 회담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진행됐다고 전했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 회담이 5시간 이상 진행됐다면서 "대표단은 20개 조항의 평화 계획, 경제 의제, 그리고 더 많은 것들과 관련한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많은 진전이 이뤄졌으며, 내일(15일) 오전에 다시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의 수정 제안에 대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며 협상이 여전히 안갯속에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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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영국 총리관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두 번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및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회동해 우크라 종전안 등을 논의하던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AP뉴시스 |
이번 협상은 당초 미국이 제시했던 28개 조항 평화안이 친러시아적이라는 비판 속에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20개 조항 수정 평화안을 역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헌법에까지 명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목표를 포기할 수 있다"며 "이것이 우크라이나 측의 타협안"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침공의 핵심 명분으로 내세웠던 '나토 동진(나토 동쪽 확장)' 우려를 해소해 주겠다는 의미로, 협상 물꼬를 트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건 나토 집단방위체제의 핵심은 '5조'에 준하는 양자 안전보장이다. 미국 의회 비준을 거친 양자 안보 조약을 통해 러시아의 재침공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인 영토 문제는 한 치 양보도 없는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휴전하는 원칙이 가장 공정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미국을 통해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통제 중인 영토를 포함한 돈바스 전체를 내놓으라며 기존 요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같이 팽팽한 대치 속 이어지는 내일 회담에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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