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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을 시켜주겠다는 말에 태국으로 향한 베라 크라브초바(26)가 미얀마 사기 센터에 끌려가 감금, 강제노동 등 피해를 본 후 장기매매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사진=데일리메일 |
[파이낸셜뉴스] 20대 여성 모델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 태국에 갔다가 인신매매 조직에 장기가 적출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벨라루스 출신 모델 베라 크라브초바(26)는 지난달 모델을 구한다는 연락을 받고 면접을 보기 위해 태국 방콕으로 향했다. 그러나 태국에 도착한 직후 현지 범죄 조직에 납치돼 국경을 넘어 미얀마로 끌려갔다.
매체에 따르면 크라브초바가 끌려간 범죄 집단은 미얀마 북부에 위치한 '캠프'라는 무법지대로 중국계 범죄조직과 현지 군인들이 결탁해 운영하는 거대 불법 사이버 범죄 운영소였다.
크라브초바는 해당 조직에서 데이트 플랫폼을 통해 부유한 남성들에게 접근해 돈을 빼앗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에 동원됐다.
그러나 정해진 수익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자 캠프는 크라브초바의 모든 외부 활동을 차단했다.
이후 크라브초바 가족에게 연락해 "그녀는 이미 죽었다"며 "시신이라도 돌려받고 싶으면 50만 달러(약 7억원)를 보내라"고 요구했다. 가족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시신은 이미 화장했으니 더는 찾지 말라"고 했다.
가족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에게 "크라브초바의 장기가 적출돼 팔렸고, 시신은 화장됐다"는 연락도 받았다고 했다.
크라브초바는 벨라루스 민스크 출신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해 프리랜서 모델로 활동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그는 처음부터 모델 에이전시가 아닌 범죄 집단으로부터 허위 계약을 받은 것이었고, 태국에서 바로 미얀마 북부로 끌려가 노예로 팔렸다"면서 "그곳에서는 여성들이 외모를 이용해 남성들에게 접근해 금품을 뜯어내는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탈출을 시도하거나 목표 금액을 달성하지 못하면 장기 적출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벨라루스 외교부는 이 사건을 확인하고 외교 경로를 통해 유족을 지원하고 있다.
2023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에는 약 12만명의 인신매매 피해자가 억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 대부분이 취업 알선을 미끼로 유인된 것으로 추정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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