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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정 악화 걱정에 국채 수요 급감, '주식회사 미국' 신용 악화

파이낸셜뉴스 2025.05.22 11:28 댓글0

美 30년물 국채 가격 1년 7개월 만에 최저, 10년물 가격도 2월 이후 가장 낮아
신규 발행하는 국채 인기도 시들...응찰률 저조
美 재정 적자 확대 및 부채 걱정에 증시도 하향세
트럼프 정부의 감세안으로 부채 늘어날 수도...美 신용도 하락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국 NCAA 남자 농구 챔피언십 우승 팀인 플로리다 게이터스 환영식에 참석해 이동하고 있다.AP뉴시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국 NCAA 남자 농구 챔피언십 우승 팀인 플로리다 게이터스 환영식에 참석해 이동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달 신용등급 강등을 겪은 미국의 국채 가치가 갈수록 내려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감세 법안이 정부의 적자를 부추기고 부채 비율을 높인다며 미국의 신뢰도 악화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거래된 30년물 미국 국채의 유통금리는 장중 5.089%까지 뛰어 2023년 10월 이후 약 1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유통금리 역시 4.595%에 달해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았다. 채권 가격은 만기 가치를 유통금리로 깎아서 결정하는 만큼, 유통금리가 오를수록 내려간다.

시장에서는 이미 거래되는 국채뿐만 아니라 새로 발행하는 국채 역시 인기가 시들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16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20년물 국채를 새로 발행하면서 만기에 5.047%의 금리를 약속했다. 해당 금리는 지난달보다 0.237%p 높은 숫자일 뿐만 아니라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날 국채 경매 응찰률은 2.46배에 그쳐 직전 6회 평균(2.57배)을 밑돌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WSJ는 미국 정부의 적자 및 부채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국채 수요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기준 미국 정부의 총 부채는 약 36조달러로 정부 부처 및 기금이 보유한 양을 제외하고 일반인과 금융기관 등이 쥐고 있는 채권만 약 29조달러(약 4경원)에 이른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2024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방정부의 부채 부담이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97.8%라고 보고 있다.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6일 미국의 재정 적자와 부채 증가를 지적하며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에서 한 단계 강등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새로운 감세안이 적자를 키운다고 내다봤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대규모 감세와 복지 지출 축소를 담은 예산조정법안을 추진 중이며, 오는 26일 전에 하원 통과를 노리고 있다.

국채 시장이 흔들리자 미국 증시 역시 요동쳤다. 21일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1.41~1.91% 급락했다. 캐나다 시장조사업체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우리는 지난달 관세에 따른 혼란처럼 의회와 트럼프가 완전히 지속 불가능한 재정 정책을 고치는 데 필요한 국채 가격과 증시 수준을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미국의 재정을 강화할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면서 "미국의 재정 적자는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계속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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