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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 터치’ 파죽지세 원·달러 환율...“상반기 1450원까지 오른다”

파이낸셜뉴스 2024.04.16 15:52 댓글0

202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400원 터치
美 금리인하 기대감 밀리고 중동 갈등 고조
외환당국, 1년 7개월 만에 구두개입 나서
“달러 강세 지속될 것...상단 1450원 열어둬야”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1399.9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년 5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1400원을 돌파는 2022년 11월7일 이후 처음이다.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 주요 이벤트들이 발생한 때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시스.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1399.9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년 5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1400원을 돌파는 2022년 11월7일 이후 처음이다.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 주요 이벤트들이 발생한 때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강달러’에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이 하루 사이에 10원 넘게 급등하며 1년 5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희석된 가운데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며 위험회피 심리가 커진 결과다.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 조치로 구두개입에 나섰으나 당분간 강달러를 견인한 대외요인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상반기 환율 상단을 145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0.5원 오른 1394.5원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 지난 2022년 11월 7일(1401.2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5.9원 오른 1,389.9원에 개장해 장중 상승 폭을 키우면서 오전 11시 31분께 1400원선을 터치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발 고금리 충격이 한창인 2022년 11월 7일(장중 고가 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일 1349.4원에 마감하며 종가기준 연고점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다음날(1352.1원)에 올해 처음으로 1350원을 넘어섰다. 이후 종가 기준 11일 1364.1원, 12일 1375.4원, 15일 1384원을 돌파하며 연일 10원 안팎 오르며 연고점을 갱신했고 이날 1390원을 뚫어냈다.

이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이스라엘이 다시 보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가 지목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가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가리키는 달러인덱스는 5개월 만에 106포인트대로 뛰었다.

탄탄한 미국 경제도 원·달러 환율 상방요인이다.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증가한 709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가 예상치(0.3%)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전체 소비 중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인 월간 소매 판매 지표는 미국 경제의 중추인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견고한 소비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 시기도 뒤로 밀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하루 새 6%p 높아진 78%로 평가했다.

높아진 환율에 외환당국은 이날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다. 오금화 한국은행 국제국장과 신중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환율 움직임과 외환 수습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필요시 시장개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같은 구두개입은 지난 2022년 9월 15일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다만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강세를 유발하는 거시경제 요인이 당분간 변화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동지역 긴장,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 지연, 위안화 약세 등 강달러를 이끄는 대외 요인이 단기간 내에 완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최근 단기간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향후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등이 있으면 상승세는 다소 진정될 수 있으나 대외요인이 변하지 않을 경우 상반기에 1450원까지 오를 수 있고 연말까지 보면 미국 대선, 기준금리 인하 불확실성 등으로 1500원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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