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채권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채권금리 하락은 채권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대차잔액(15일 기준)은 139조301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133조3920억원)과 비교하면 보름 만에 6조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통상 채권 대차거래가 늘었다는 것은 채권가격 손실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기관 거래가 늘었다는 뜻이다. 고평가된 현물을 미리 빌려서 매도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국채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달 1일 연 3.291%(최종호가 기준)였으나 15일에는 연 3.440%까지 올랐다. 10년물도 같은 기간 연 3.381%에서 연 3.561%로 상승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으로 6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후퇴한 결과다. 미국의 3월 CPI 상승률은 3.5%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3월 CPI는 향후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여겨졌다. 4% 미만이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CPI 발표 직후 4.5%를 넘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3월 CPI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2023년 10월 기록했던 미국 10년물 금리 수준(5%)을 언급하기 시작했다"며 "다만, 국제유가가 100달러 수준까지 급등하지 않는다면 5% 복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국제유가에 영향을 주는 재료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다. 신영증권 조용구 연구원은 "중동에서 확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 등이 재차 부각될 경우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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