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16년만에 최고치 경신
FOMC ‘매파적 동결’ 상승 재료돼
동조화 강한 국내 금리에 상승 압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 시사하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채권금리는 동조화 경향이 강한 만큼 결과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및 경제상황이 국내 국고채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21일(이하 현지시간)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연 3.930%를 기록, 지난 18일의 연중 최고치(연 3.891%)를 다시 경신했다. 10년물 금리도 연 4.031%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어섰다. 연준이 20일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지만 시장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매파적'으로 해석했다. 이는 채권금리의 상승 재료로 여겨진다.
특히 금리전망 점도표에서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점은 채권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여기에 점도표는 내년 금리전망치를 올려 금리인하 시점의 후퇴를 예고했다. 사실상 내년 4·4분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시장의 판단이다. 게다가 내년 인하 폭 축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폭이 축소되면서 2024년 기준금리는 4.625%에서 5.125%로, 2025년은 3.375%에서 3.875%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FOMC는 아울러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평가했으나 '여전히 강하다'는 표현을 유지해 누적된 긴축이 노동시장에 여파를 주고 있으나 충분치 않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로 인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4.364%를 기록했다.
시장의 초점은 고금리 지속 기간에 맞춰지고 있다.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내리더라도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점에서 자본시장, 금융권의 긴장감은 더해지고 있다. 과도한 부채를 보유한 기업, 가계부채, 금융사들이 버텨낼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윤선정 NH선물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되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국고채 10년물은 연 4%를 돌파할 것으로 본다. 10년물 금리는 4%대에서 몇 주 동안 안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올해 추가로 금리를 올린 뒤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더 적게 금리를 내린다면 채권시장에 악재"라면서 "이는 금리인상 사이클의 장기화를 시사한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의 상승 압력이 우세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