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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PF부실 관리 5000억 배드뱅크 만든다

파이낸셜뉴스 2023.09.21 18:08 댓글0

저축은행은 1000억 규모 조성


다음주 캐피탈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관리를 위해 최대 5000억원 규모의 배드뱅크를 조성한다. 저축은행은 10월 초 같은 목표로 1000억원 규모의 배드뱅크 조성을 발표할 계획이다. 양 측 모두 브릿지론 단계의 부실채권(NPL)을 매각하고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을 재구조화하는데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배드뱅크 조성으로 다음달부터 제2금융권의 부실채권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자산건전성 개선에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다음주 캐피탈 PF 펀드 조성 방안을 발표하고 관련 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사 등 여신업권이 1500억원을 출자하고 기관 투자자들을 모집해 최대 5000억원을 조성하는게 목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금융지주 산하의 캐피탈사 7곳을 포함해 10여곳의 캐피탈사가 참여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캐피탈 PF펀드는 PF 부실채권을 넘겨 받아 재매각하는 '배드뱅크' 역할을 할 계획이다. 채권 매수 대상은 주로 브릿지론이다. 브릿지론은 사업 초기 단계에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 대출로 토지매입 잔금이나 토지구입 계약금으로 쓰는 게 일반적이다.

저축은행업권 역시 늦어도 다음달 초 1000억원 규모의 배드뱅크를 출범할 예정이다. 이 역시 브릿지론 부실채권을 주요 매수대상으로 한다.

이번 배드뱅크 조성으로 캐피탈 및 저축은행업권은 다음달부터 부실채권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배드뱅크 출범에 발벗고 나선 이유는 PF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 악화로 본PF로 전환되지 못한 브릿지론의 부실 리스크가 커지면서 전체 PF대출 연체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PF 연체율은 4.61%로 전분기 대비 0.54%p 상승했다. 대출잔액은 10조원이다. 같은 기간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의 부동산PF 연체율은 3.89%로 전분기보다 0.31%p 하락했지만 대출잔액이 26조원에 달한다.

저축 은행 관계자는 "브릿지론의 상당수가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배드뱅크에 부실채권을 털어내지 않으면 향후 1년간 대손 비용은 더 커져 규모가 작은 업체부터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1조원 이상의 '부동산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를 조성했지만 업계에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캠코는 최근 5개 자산운용사(신한·이지스·캡스톤·KB·코람코)와 1조원 이상의 관련 펀드 조성을 마쳤으며 오는 26일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여신 업계 관계자는 "배드뱅크를 통해 캠코의 부실 PF 매입 펀드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브릿지론을 보다 원활하게 매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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