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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 다녀오다 납치될 뻔"…박항서의 아찔한 경험담 ‘재조명’

파이낸셜뉴스 2025.10.11 09:00 댓글 0

/사진=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갈무리
/사진=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노린 취업 사기·감금·고문 사건이 급증하면서 한국인 상대 중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베트남과 태국, 라오스 등 일부 동남아 지역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축구 영웅’으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이 캄보디아 여행을 다녀오다 겪은 납치 경험담이 재조명되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3월 SBS 예능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 출연해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시절이던 2018년, 아내와 함께 캄보디아를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납치 위기에 빠졌던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박 감독은 "2018년 U-23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한 뒤 아내와 캄보디아 여행을 다녀왔다"며 "베트남에 밤 10시께 도착했는데 공항에 택시가 없더라. 누가 멀리서 '택시' 하면서 오기에 탔는데 음악 소리부터 이상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톨게이트를 지날 때 돈을 꺼내려는데 자꾸 내 지갑을 보더라. 기사가 한국 돈 1만원을 주면서 베트남 돈과 바꾸자고 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집을 매일 다니니까 길을 알지 않느냐. 근데 갑자기 산길로 가더라”고 말했다.

“한참을 가더니 외딴 공터에 차를 세워 '납치됐구나' 싶었다”고 말한 박 감독은 “기사가 내리더니 베트남 글씨가 뭔지도 모르는데 종이에 사인을 하라더라. 날 모르는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주변을 둘러보던 박 감독은 10명 정도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적어도 그 중 한 명은 자신을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문을 열고 내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들은 '미스터 박? 박항서?'라며 그를 알은체했다고 한다.

박 감독은 "택시기사와 말하는 것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저 사람 왜 데려왔어? 박항서야, 빨리 보내'라는 것 같았다"며 "대장 같은 사람이 오더니 아내랑 나보고 차에 타라고 해 집으로 가라고 했다. 그땐 아찔했다"고 덧붙였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안게임 4강 진출,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등 베트남 축구에 ‘전설’을 쓴 박 감독이기에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던 셈이다.

캄보디아 여행경보 조정 /사진=연합뉴스
캄보디아 여행경보 조정 /사진=연합뉴스

박 감독의 이 이야기는 최근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한복판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이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지난 8월에는 캄보디아 박람회를 다녀오겠다며 출국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사망 원인을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라고 공식 발표했으나 현재 시신은 2달째 캄보디아 현지에 방치된 상태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10일 밤 9시부로 캄보디아 프놈펜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실제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은 캄보디아에서 221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또 베트남에서도 폭행·강간·강제추행 피해 114건, 연락 두절 및 소재 파악 요청을 포함한 실종 피해 195건이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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