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예고대로 10일부로 美 수입품에 10~15% 보복관세 부과
美 정부는 이번 조치에 따로 반응하지 않아
양측 모두 아직 본격 대화 나서지 않은 듯
경제적 영향은 제한적, 추가 보복 조치 여부에 주목  |
지난 7일 중국 상하이에서 촬영된 양산 심해항 외곽.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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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중국 정부가 예고대로 미국산 수입품에 10~15%의 보복관세를 강행한 가운데 아직 미국 측에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양국의 관세 조치가 당장 큰 영향이 없겠지만 앞으로 내놓을 추가 조치가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9일(현지시간) 발표에서 중국 베이징 시간으로 10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예고한 보복 관세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만들어 미국으로 보낸다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부터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시행했다. 같은날 중국 정부도 구글 등 미국 기업에 대한 조사 및 제재를 시작하는 동시에 10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알렸다. 중국은 미국산 석탄·액화천연가스(LNG)에는 15%, 석유·농기계·대형차·픽업트럭 등에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트럼프가 지난 1일 서명한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따르면 미국은 상대국이 보복 조치에 나서면 관세 인상폭을 높일 수 있다.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적용하는 관세는 발효 직전에 1개월 유예했으나 중국을 향한 관세는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관세가 발효된 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대해 “괜찮다”라고 답했다. 그는 전날 중국과 "아마 24시간 내로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다음날 중국과 대화를 "서두르지 않겠다. 적절할 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영자지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6일 보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트럼프와 대화를 서두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트럼프가 빠른 관세 합의를 추구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세부 의제를 정리하지 않고 고위급 통화에 나서는 상황에 신중하다고 평가했다.
FT는 중국이 이번 관세 보복으로 2018년에 이어 트럼프와 2차 무역전쟁을 시작했지만 1차보다는 상황이 낫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제품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차 무역전쟁 당시 약 21%였으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12.7%로 줄었다. FT는 무역 비중이 줄어들면서 중국 정부가 트럼프의 공격에 더 쉽게 버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국적 금융그룹 HSBC의 프레데릭 뉴먼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년 동안 중국 기업들의 수출 가격이 경쟁자에 비해 더 많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10% 추가 관세는 감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만약 10% 관세가 전부라면 많은 투자자들이 편하게 잠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먼은 “다만 이번 조치가 더욱 큰 무역 제한의 서곡일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5일 공개된 미국의 2024년 무역적자는 9184억달러(약 1325조원)로 전년 대비 17%(1335억달러)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였다. 같은해 미국이 무역에서 가장 큰 적자를 본 국가는 중국(2954억달러)이었다. 트럼프는 이달 중국을 향한 추가 관세를 결정하면서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지난 2020년 1차 미중 무역합의에 관련된 불만 사항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은 당시 무역합의에서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사겠다고 약속하고 무역전쟁을 멈췄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USTR은 조사 보고서를 오는 4월 1일까지 제출해야 하며 이후 양국의 추가적인 무역 갈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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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출발한 전용기에서 서류에 서명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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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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