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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HBM4 12단 하반기 양산준비 완료… 내년엔 16단 공급

파이낸셜뉴스 2025.01.23 18:23 댓글 0

HBM 내년 물량 상반기 계약
초격차 전략으로 점유율 확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의 핵심이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1등 전략'을 강화한다. 지난해 4·4분기와 연간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높은 HBM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하겠다며, 6세대 HBM4 양산 로드맵을 한층 구체화했다. 현재 5세대인 HBM3E 공급 테스트에 걸린 삼성전자와 격차를 확대해 간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 중 내년도 HBM 물량 계약을 확정, 이어 하반기 중으로 HBM4 12단 제품의 양산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4.5배 이상 증가했고, 전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회사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데 힘을 보탰다. 지난 2023년 4·4분기 전체 D램 매출에서 HBM 매출 비중은 16%대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4분기 1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비중이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최대 공급처인 엔비디아에 지난해 3월 5세대 HBM3E 8단 제품 공급을 시작했고, 4·4분기부터 12단 제품도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SK하이닉스는 HBM에 집중 투자를 단행한다. 지난해 회사가 밝힌 설비투자액은 10조원대 중·후반으로, 올해는 소폭 증가해 규모 자체는 큰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그러나 상당수가 HBM 생산 및 미래 투자에 집중될 예정이다.

김우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진행된 지난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체 투자 중 거의 대부분이 HBM과 인프라 투자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인프라 투자가 전년 대비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이 중 인프라 투자비가 투입되는 M15X는 SK하이닉스가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짓고 있는 기존 M15의 확장 팹(생산시설)이다. D램 중에서도 HBM을 집중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이 같은 노력에 올해 HBM 매출도 전년 대비 1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측했다. 하반기에는 6세대 HBM4 12단 공급 준비도 마친다. 이후 16단 제품은 고객 요구에 맞춰 내년 하반기를 예상 시점으로 잡고 있다. 해당 제품에는 미세공정 기술에서 안정성과 양산성을 입증한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급 1b 공정이 적용된다.

김기태 HBM 세일즈&마케팅 담당은 "HBM4에서는 처음으로 베이스 다이에 로직 파운드리를 활용해 성능과 전력 특성을 보강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TSMC와 원팀 체계를 구축해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제품 개발 및 양산이 HBM을 비롯해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사양 제품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레거시(범용) 제품 매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주요 메모리 회사들은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고질적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범용 메모리 매출 비중이 커 지난해 4·4분기 수익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규현 D램 마케팅 담당은 "업계 재고 수준이 높고 중국 공급사의 영향을 받고 있는 DDR4와 LPDDR4 제품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범용 제품은 생산을 계속 줄여가면서 재고를 건전화해 나갈 것이고 DDR4, LPDDR4 제품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전체의 20% 수준에서 올해 한자릿수로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최선단 공정을 도입한 차세대 HBM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밝히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보다 확실히 했다. 7세대인 HBM4E부터는 최선단 공정인 10나노 1c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 CFO는 "지난해 하반기 1c 나노 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양산성도 확보했다"며 "우수한 성능과 안정적인 초기 수율을 보이는 1c 나노 공정을 향후 HBM4E에 적용해 차세대 HBM 시장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AI향 메모리 수요가 견조한 만큼 향후 HBM 시장 전망을 밝게 점쳤다. 김기태 담당은 "일부 고객과 내년도 HBM 공급 물량 논의를 시작했고, 올 상반기 중 내년 물량 대부분에 대해 가시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산업 변화의 가속화가 계속해서 높은 컴퓨팅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장기적인 HBM 수요 성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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