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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홀딩스, 제주항공 담보 EB 조기상환청구 200억원대 넘어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2025.01.19 13:12 댓글 0

유동성 리스크 가시화

[파이낸셜뉴스] 제주항공 주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애경그룹의 유동성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에 해당하는 AK홀딩스가 제주항공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한 교환사채(EB)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청구(풋옵션 행사)에 나서기 시작했다. 최근 열흘 사이 조기상환을 요구한 금액만 200억원을 넘는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K애경홀딩스 EB에 대한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금액은 17일 기준 225억원에 달했다. 이는 잔액(787억원)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조기상환신청 기간은 이달 5일을 시작으로 다음달 4일까지 한 달가량 진행된다. 따라서 현재 청구액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교환사채는 사채권자의 의사에 따라 자사주나 주식 등 다른 유가증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해당 EB는 지난 2022년 9월 6일 5년물로 발행 발행됐다. AK홀딩스는 2022년 EB를 발행하면서 제주항공 주식 1주를 1만5050원에 교환해주는 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 무안항공 참사로 제주항공의 주가는 7000원대로 내려앉았다. 지난 17일 기준 7490원으로 교환가(1만5050원)의 절반 수준이다.

약 1만5050만원(교환행사 가격)의 현금을 주고 7000원대의 제주항공 주식으로 교환할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해다.

투자자 전부가 교환권 청구를 나선다면 회사는 조기상환일인 오는 3월 6일 8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투자자에 돌려줘야 한다.

표면이자율은 0%이지만, 만기이자율은 연 3.0%로 만기까지 보유하면 3%의 이자는 챙겨갈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2년간 만기이자율 3%대의 이자를 믿고 돈을 묶어 두기에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만기까지 EB를 들고 갈 매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과 향후 주가 상승 기대가 낮기 때문이다.

더구나 AK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26억원(별도 재무제표 기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오는 5월 29일 35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EB 풋옵션 잠재 물량(787억원)을 포함하면 올해 상반기에만 1137억원가량의 채무를 상환해야한다. 현금 상환하거나 채권 차환에 나서야 한다.

BBB급의 비우량한 신용도로 자금을 넉넉하게 융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지분을 담보로 빌린 주식담보대출 역시 반대매매 위기에 놓였다. AK홀딩스를 비롯한 애경그룹 계열사는 제주항공 지분을 53.61% 보유 중이다. AK홀딩스는 과거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1620억원을 차입한 바 있다. 이중 일부 대출계약은 이미 담보유지비율을 밑돌고 있다. AK홀딩스가 KB증권에 제주항공 지분 9.67%로 조달한 500억원의 주택담보대출 계약의 주식 담보유지비율은 180%다. 하지만 지난 17일 종가(7490원)로 산출한 담보 비율은 120%도 안된다. 주가가 계속 하락해 차주가 추가로 증거금을 요구하면, 담보를 또 제공하거나 기존에 받은 주담대를 일부 상환해야 한다.

한편 적자 지속으로 AK홀딩스는 AK플라자 지원을 위해 이달 금융권에서 1년 단기차입금 1000억원어치를 빌려왔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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