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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석유증산 예고에 유가 하락 전망… 정유·화학업계 '반사이익' 기대 [트럼프 美대통령 취임식]

파이낸셜뉴스 2025.01.21 18:22 댓글 0

원자재·운전비용 부담 완화
대중국 견제로 수출도 유리


트럼프 석유증산 예고에 유가 하락 전망… 정유·화학업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미국 내 석유 증산을 예고하면서 국제유가가 내년까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부담을 한층 덜고, 관세 등 대중국 견제로 대미 수출에서도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반색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우리는 석유를 마음껏 시추할 것"이라며 "우리는 다른 어떤 제조업 국가도 가지지 못한 많은 양의 석유와 가스를 갖고 있기에 가격을 낮춰 전 세계에 미국의 에너지를 수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 시추 확대를 뜻하는 대선구호 "드릴, 베이비, 드릴"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오후 2시29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배럴당 76.89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3% 내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내년까지 유가가 하락할 전망이다. EIA는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올해 평균가격을 74달러로 전망, 전년 대비 7달러 하락하고 내년에는 66달러로 8달러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WTI 역시 올해 70달러에서 내년 62달러로 8달러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화석연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만큼 석유 증산으로 유가 수급이 원활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트럼프는 취임 전에도 대선공약집을 통해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에너지 보유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향후 화석연료 탐사·채굴·개발 등을 가로막는 규제를 철폐한다는 방침으로, 조 바이든 정부 당시의 연방 토지 내 시추제한 규제도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정유업계와 석화업계는 중장기적 유가 하향 안정화 전망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 국내 정유공장에서 정제 처리하는 구조다. 이에 원자재 수입비용이 줄고 운전비용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유가가 내리면 수요저항이 덜해지면서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재고평가손실을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제마진을 높여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부담 완화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규제 완화정책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바이든 전 대통령은 화학물질과 유해물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거나 수입하는 경우 관련 업체에 세금을 부과하는 슈퍼펀드세를 복원하는 법안 등에 서명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는 석화제품 규제 폐기를 공언하고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 견제를 위한 관세를 늘린다면 국산 제품이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며 "다만 보호무역 체제가 강화되면서 국가 간 교역이 감소한다면 수요도 감소할 수 있어 이 같은 부정적 영향과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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