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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폭탄 안 무섭나… 서학개미, 못 말리는 美 원자재 사랑

파이낸셜뉴스 2022.11.30 18:11 댓글 0

美 정부 PTP 종목 외국인에 과세
원자재·에너지 주식·ETP도 대상
KOLD 순매수 규모 2배 증가 등 해외주식 투자자 선호도 여전


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원자재·에너지 상장지수상품(ETP) 및 주식을 매도하는 외국인투자자(미국 비거주자)에 세금을 매기겠다고 선포했다. 과세 대상 종목은 200여개, 세율은 매도액의 10%로 상당하다. 하지만 해외주식 투자자(서학개미)들은 여전히 이들 상품 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세 관련 종목들을 올해 안에 정리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美 과세'에도 개미들 매수세

11월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1주일(29일 기준)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3위(1553만달러)는 프로쉐어즈 상장지수펀드(ETF) 울트라숏 블룸버그 천연가스(티커 KOLD)가 차지했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을 반대로 2배 만큼 추종하는 종목이다. 전통적으로 서학개미들의 선호가 높다.

문제는 이 상품이 미국 연방국세청(IRA)이 발표한 공개거래 파트너십(PTP) 대상이라는 점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원자재, 에너지(원유·천연가스), 변동성지수(VIX)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ETF 등이 대거 포함됐다. 투자자는 수익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매도액의 1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시행 시점은 내년 1월 1일로 딱 한 달이 남았다.

그럼에도 매수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KOLD만 해도 전주(16~22일) 764만달러(11위)에 머물렀던 순매수 금액이 2배 가량 뛰었다. 2X 롱 VIX 퓨처스(210만달러), 프로셰어스 울트라 VIX 숏텀 퓨처스(177만달러), 프로셰어스 울트라 블룸버그 크루드오일(130만달러) 등도 각각 순매수 23위, 27위, 37위에 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세제 시행을 앞둔 막판 거래로 해석되나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자금이 묶인 채 새해를 맞을 위험도 있다. 특히 손실을 내도 매도시 세금을 부과한다는 부분이다. 1000만원 투자 후 700만원에 팔아도 7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의미다. 원자재 가격 등락을 노린 단기매매 창구도 사실상 막혔다.

■"15% 수익 안되면 올해 매도"

당장 세금 회피 방법은 없다. 증권사들이 관련 종목들은 올해 안에 매도하라고 권하는 이유다. 정형주 KB증권 연구원은 "13~15%를 웃도는 수익률을 낼 수 없다면 보수적 대응을 권한다"며 "그 명단이 수시로 달라질 수 있어 규제 불확실성도 높다"고 조언했다.

PTP 종목을 담은 국내 ETF도 간접과세 영향권에 있다. KODEX WTI원유선물(H), TIGER 원유선물Enhanced(H), KODEX 3대농산물선물(H) 등이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세금 면제가 불가능하단 판정이 나오면 PTP 보유 비중 및 종목 등락률에 따라 펀드 내 원천징수 금액이 달라질 수 있고 기준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관련된 편입종목을 정리하고 미해당 해외 ETP 혹은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대체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을 향한 반사이익 기대감도 있다. 막대한 거래비용을 감수하고 해외주식 매집을 고수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ETN은 파생결합증권으로서 보유자산 구성이나 그에 따른 손익 발생이 발행사(증권사)에 귀속돼 현재로선 세금 문제에서 비껴서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매도 및 대체 상품으로 교체가 불가피하다"며 "국내 ETF가 규제 대상이 아닌 종목으로 바꾸거나 매도할 것으로 예상돼 대체상품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PTP 이슈로 투자수요가 국내 ETN시장으로 환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환 노출 상품을 활용해 포트폴리오 내 달러 자산 투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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