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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조·서비스업 경기 급랭… 연준, 금리인상 시간표 늦추나

파이낸셜뉴스 2022.01.25 17:47 댓글 0

오미크론 확산에 세계 경제 둔화
美 1월 합성 PMI 18개월來 최저
노동자 이동에 제조업 고용 감소
유로·일본·호주는 서비스업 위축
美금리인상 채무국엔 심각한 위협
최근 게오르기예바 IMF총재 경고
채권 만기연장·환율 관리 등 권고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제조업·서비스업 회복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글로벌 경기 둔화세가 미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시간표 작성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준은 25~26일(현지시간) 올 들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한 뒤 금리 인상 시간표를 결정한다.

일단 미 연준은 경기 부양보다는 치솟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 인상)을 막기 위해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경기 둔화세가 커질 경우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집계한 미국 1월 제조업·서비스업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8개월 만에 최저치인 50.8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57.0에서 크게 하락했다. PMI는 50이 넘으면 경기 활동 증가, 50 미만일 경우에는 경제활동 위축을 의미한다.

■미 제조업 고용 감소해

IHS마킷은 미국 경제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연초에 거의 정체 상태를 보였으며, 노동자들이 대거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면서 2020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제조업 고용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미국과는 달리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영향이 서비스 부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1월 합성 PMI는 52.4로 전월의 53.3보다 1포인트 가까이 하락,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IHS마킷은 공급망 혼란이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유로존의 제조업 생산이 5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음에도 서비스 부문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PMI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IHS마킷은 일본과 호주에서도 서비스 활동의 감소세가 두드러지면서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미 금리인상, 세계 경제에 찬물

연준의 금리인상이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같은 우려를 최근 제기했다. 시 주석은 미국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주도국들의 금리 인상이 개도국들에게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 계획과 달리 이달들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경기 둔화세를 막기 위한 것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8.3%, 2분기 7.9%, 3분기 4.9%에 이어 4분기에는 4.0%를 보이며 지속적인 성장률 하락세를 나타냈다.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예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21일 "세계 일부 국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다시 경제성장이 약세로 돌아섰다면서 미국발 금리인상이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CNBC에 따르면 게오르기예바는 다보스어젠다 화상회의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은 달러표시 부채 수준이 높은 나라들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미 연준이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제로금리 정책과 채권매입을 통한 돈 풀기에 나서면서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값 싼 달러가 넘쳐났고, 각국은 달러 표시 채무를 확대해왔다. 각국이 조달비용이 낮아진 달러 빚을 앞다퉈 끌어들인 터라 연준이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서면 세계 경제에 찬물이 끼얹어진 것과 같은 냉각효과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를 빌린 나라들의 채무부담이 급격히 높아지고, 빚을 더 내기도 점점 어려워진다. 경제에 돈이 덜 돌면서 경제 흐름이 위축된다.

■달러 채무국 부담 커져

이같은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연준이 정책 방향에 관해 글로벌 시장과 충분히 교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연준에 충분한 소통을 요구하는 한편 달러 채무가 많은 나라들에는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라"고 게오르기예바는 촉구했다.

그는 "만기 연장이 가능하면 그렇게 하고" 환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 지금이 시장 환율로 돌아갈 때라고 권고했다. 특히 부채 비중이 높은 저소득 국가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들 국가 가운데 3분의2는 현재 '부채 압박'을 받고 있거나 부채 압박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2015년에 비해 2배 폭증한 규모다.

IMF는 앞서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2020년 전세계 부채 규모가 226조달러로 2차 대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경제가 올해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IMF가 예상하고 있지만 모멘텀 일부는 잃고 있다.

올해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 코로나19 팬데믹, 높은 부채 등 다양한 장애물에 직면했다. 더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나라별로 격차가 클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2020년에는 모든 나라 정책 담당자들이 경제 둔화라는 동일한 문제에 맞닥뜨려 정책 공조가 쉬웠지만 올해에는 각 나라마다 여건이 크게 달라 전세계에 동일한 정책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게오르기예바 총재는 "나라별로 상이한 경제 흐름과 물가, 이에따른 제 각각의 정책 대응이 필요해 올해 정책 입안은 2020년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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