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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서학개미 장바구니… 보잉·디즈니 경기회복株 늘렸다

파이낸셜뉴스 2021.05.17 17:37 댓글 0

금리인상·경기회복 기대감 반영
아마존 554억, 보잉 288억 사들여
‘성장주 부진’ 테슬라 순매도 1위


'돈나무 언니·테슬라 외면', '보잉·월트 디즈니 관심 증가'.

최근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세가 주춤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종목 바구니에도 변화가 생기는 모습이다.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투자자)들은 '아크 혁신 상장지수펀드(ETF)'와 '순매수 1위' 종목 테슬라를 팔아치우는 대신 금리상승 및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주를 담고 있었다.

■아마존·보잉·월트 디즈니 등 담아

17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아마존과 보잉 등 경기회복주는 다시 서학개미 바구니 안으로 들어왔다.

지난 4월 아마존 주식 약 21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다시 약 554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뉴욕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 일일 상승폭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투자자들은 미 항공회사인 보잉 주식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3월을 제외하고 올 들어 월별 순매수 상위 30위권이었던 보잉의 5월 순매수액은 약 288억원으로 단숨에 4위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투자자들은 금리 상승 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뱅가드 단기 회사채 ETF', 월트 디즈니, 에어비앤비 등을 각각 270억원, 119억원, 106억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들 경기회복주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월트 디즈니에 대해 "제한적이지만 영업을 재개한 테마파크, 신작 개봉 라인업 등에서 회복 시그널은 확인됐다"며 "점진적인 영업 정상화로 실적 회복에 나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돈나무 언니 인기 급락

반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4일 기준 테슬라를 약 4672만달러(약 52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월중이지만 테슬라에 대해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연속 '순매수 1위'였던 테슬라를 투자자들이 '손절'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보유 종목 중 테슬라 비중이 10.27%로 가장 큰 '아크 혁신 ETF'도 지난 3개월째 순매도 중이다. 지난 3월 266억원, 4월 281억원 순매도에 이어 5월에도 213억원어치를 내다팔고 있다. 이 ETF는 올초 금리 상승으로 인한 성장주 약세에도 불구하고 1, 2월 월별 순매수 상위 5위에 이름을 올렸던 인기 종목이었다.

이 같은 '인기종목'들의 매도세에는 최근 기술주 및 성장주의 부진이 주효했다.

지난 2월 12일 156.58달러에 마감하며 52주 최고가(159.70달러)에 근접했던 아크 혁신 ETF는 금리 상승 및 인플레이션 공포 등 영향으로 점차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13일과 14일에는 100달러선이 무너진 99.48달러에 마감하며 연초 대비 20.2% 하락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지난 1월 900달러까지 올랐던 테슬라는 지난 12일 589.89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600달러선 밑으로 추락했다. 14일 테슬라는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600달러를 회복하지 못한 589.74달러에 마감했다.

■해외투자 '주춤' 보관잔액은 '여전'

서학개미들이 순매도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언제든 '투자할 준비'는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이브로에 집계된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이달 보관잔액은 566억9247만달러로 4월(631억3447만달러)보다는 소폭 줄었다. 그러나 지난 1~3월 평균인 572억1318만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물가 상승이 '비용인상형 인플레이션'이 아닌 '수요견인형', 즉 기업 매출 증가로 인식돼야 주식이 다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수요견인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갖춰진 상황"이라며 "2·4분기 미국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3·4분기부터는 투자가 소비경기보다 모멘텀이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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