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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한미가 총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현금투자를 확정하면서 향후 해당 자금의 용도에 관심이 모인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반도체·에너지·핵심광물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대미 투자금 대부분이 미국 내에서 민간 투자가 더딘 원전 등 에너지 분야에 집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한미 간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총 3500억달러의 대미투자 패키지딜 중 2000억달러는 현금투자 방식으로 확정됐다.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 미국 주도로 투자처가 선정되면 이에 필요한 자금을 한국이 45 영업일 내 송금하는 방식이다.
한국보다 앞서 협상을 타결한 일본의 대미 현금투자 규모는 5500억달러로, 미국으로선 한일로부터 총 7500억달러 상당의 투자금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향후 미국 주도로 정해질 투자처는 첨단 및 전략 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민간 투자가 뒤처진 원전과 같은 에너지 분야에서 집중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일 정부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미일 투자 양해각서(MOU)의 대략적 투자 방향과 참여 후보 기업을 거명한 공동 팩트 시트를 낸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은 향후 대형 원전 건설, SMR 건설, 기타 발전소, 변전소, 송전망 등 전력 계통 건설에 총 5500억달러의 60%가량인 332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웨스팅하우스가 주도할 AP1000 노형 대형 원전과 SMR을 건설하는 데 1000억달러를, GE와 히타치의 합작사인 GE 베로나 히타치 주도의 SMR 건설에 총 1000억달러를 배정했다.
한미의 경우 MOU에서 "투자는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조선·에너지·반도체·의약품·핵심광물·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이 포함되나 이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주요 투자처 중 하나로 알래스카 LNG 가스 프로젝트를 내밀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미 MOU 서명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그 기준 하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결과가) 안 나온 상황"이라며 "현재로썬 참여한다, 안 한다 그런 판단 자체가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준에서는 상업적 합리성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실상의 투자결정권은 쥐고 있는 미국은 협상에 앞서 알래스카 프로젝트를 언급한 바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미협상 타결에 앞선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국의 대미투자금과 관련해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에너지 기반 시설, 핵심 광물, AI와 양자컴퓨터가 포함된다"고 거론한 바 있다.
러트닉 장관은 대미투자 관련 투자처를 선정하는 투자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게 된다. 한미는 미국 측 투자위와 한국 측 협의위원회 간 투자에 앞선 상업적 합리성 등을 논의할 수 있도록 했지만, 최종 결정권은 미국 투자위 측에 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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